지난 12일 오후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열린 'K-XF 개최 규탄 기자회견'. 사진=수원여성의전화
지난 12일 오후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열린 'K-XF 개최 규탄 기자회견'. 사진=수원여성의전화

[뉴스클레임]

4월은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는 '축제의 달'이다. 그러나 수원지역 여성·시민단체의 걱정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일본 성인비디오(AV) 배우들이 참석하는 페스티벌 때문이다. ‘수원메쎄’에서 개최될 성인엑스포 ‘2024 KXF The Fashion’(이하 K-XF)을 두고 시민단체는 우리 사회에 팽배한 성 상품화와 성적 대상화, 성차별 구조로 인해 만들어진 '젠더' 문제를 심화시켜 이윤을 창출하려는 의도가 짙다고 규탄했다. 

더 큰 문제는 성인페스티벌이 개최되는 장소다. 페스티벌이 열리는 전시장은 초등학교와 불과 50m도 안 되는 곳에 있다.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 제9조 13호에 따르면,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는 학생의 보건·위생·안전·학습과 교육환경 보호를 침해하는 영업행위를 하거나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 단체들의 페스티벌 반대 입장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유다. 
 
현재 수원시장까지 나서서 행사 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27일 이재준 수원시장은 성인페스티벌 주죄 측에 즉각 행사를 철회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성 상품화 행사 개최를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경찰,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과 협의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일 행사를 철회하지 않으면 철회할 때까지 시민들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경고도 하고 나섰다.

주최 측은 물러서지 않고 있다. 건전하고 자유로운 성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행사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경찰에서도 행사 개최와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에서도 성인들이 성인문화를 자유롭게 즐기고, 건전하고 올바르게 공유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최 측을 제외한 대다수가 성인페스티벌 개최를 반대하고 있다. 이쯤이면 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지 생각해볼만 하지만, 그 현명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시민단체의 지적대로 돈을 주고 헐 벗은 여성들을 희롱하는게 건전한 성이고 해방이라면 차라리 한국 사회의 남성 성해방 운동을 이끄는 게 나을텐데, 이 생각은 왜 배제하고 있는 것인가.

잘 알려졌다시피 수원시는 수원역 성매매집결지를 폐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결국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는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자진 폐쇄‘를 이끌어 낸 전국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사례로 남았다.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수원에서 떡하니 성인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는 건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행위다.

이번 행사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 칼을 빼든 수원시는 여성폭력 문화를 조장하는 성인 페스티벌 개최 반대 의견을 적극 수렴해 행사 개최를 막아야 한다. 경기도 역시 여성의 신체와 성적인 행위를 상품화해 여성폭력을 조장하는 성인페스티벌에 여성폭력 방지 대책을 실천해야 한다. 말로만 '반대'를 말하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해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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