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레임] 손창섭(孫昌涉 1922∼2010)의 단편소설 가운데 ‘잉여인간’이 있다. 1958년 작품이다.
이 글에 ‘치과의사’ 서만기가 등장한다. 의사이면서 병원의 원장이다. 게다가 소문난 ‘얼짱’이다.
그러면서도 그 직업과 이목구비와 달리 초라한 의사일 뿐이다. 병원의 면적은 고작 5평이다. ‘치료시설’마저 임대해서 사용하는 형편이다.
이 조그만 병원에 서만기의 중학교 동창인 천봉우와 채익준이 ‘출근’하고 있다. ‘백수’라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신문을 뒤적이며 시간을 죽이다가 환자 대기실 구석에서 낮잠을 자는 게 하루의 일과다.
무능한 천봉우의 아내는 바람둥이다. 한 달이면 절반은 집을 비운다. 아이들이 누구의 씨인지조차 모를 정도다.
천봉우의 아내는 재산도 많다. 병원 건물이 친정 소유다. 서만기는 그런 천봉우의 아내에게 임대료를 매달 내고 있다.
돈 많은 바람둥이가 ‘얼짱’ 서만기를 그대로 둘 리 없다. 짙은 화장을 하고 치석, 충치를 핑계로 뻔질나게 찾아온다. 치료를 받다가 서만기의 가운 자락을 슬그머니 잡아당기기도 한다.
그러더니, 마침내 서만기를 음식점으로 불러낸다.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노골적으로 ‘도발’한다. 하지만 서만기는 그 유혹을 뿌리친다.
천봉우의 아내는 ‘2차 도발’에 나선다. 병원 건물을 처분하기로 했으니 1주일 안에 비워달라고 겁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락처를 건네준다. 서민들은 감히 생각도 할 수 없는 ‘전화번호’다. 용건이 있으면 꼭 걸어달라고 한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바람을 피우는 아내에게 싫은 소리를 못하는 천봉우은 ‘잉여인간’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채익준의 아들이 황급하게 병원을 찾아온다. 생선장사로 살림을 꾸리다가 앓아누웠던 채익준의 아내가 사망한 것이다. 그런데 채익준은 어디에 있는지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만기는 장례부터 치러줘야겠는데, 그 비용이 문제다. 결국, ‘전화번호’를 남긴 천봉우의 아내를 찾아가서 ‘5만 환’을 빌린다. 그 돈으로 관을 사고, 채익준의 아이들에게 상복을 지어서 입힌다.
장례를 치르고 돌아오니 집 근처 골목에 채익준이 우두커니 서 있다. 철없는 아이들은 아버지에게 매달린다. 채익준은 그래도 무표정할 뿐이다.
아내의 장례식도 건너뛴 채익준 역시 잉여인간일 수밖에 없다. 바람둥이에게 굴복, 장례비용을 빌리면서 병원까지 유지하게 된 서만기는 ‘잉여의사’일 것이다.
그런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난데없이 ‘잉여의사’가 쏟아지게 될지 모를 일이다. ‘면허 정지 의사’다. 의사가 부족해서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는 와중에 ‘잉여의사’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간부에게는 의사 면허 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있다. 의과 대학 교수들도 집단행동이다.
그러면 ‘잉여환자’는 더욱 많이 늘어날 것이다. 병원의 퇴원 압박 때문에 요양병원으로 옮겼던 환자가 사망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 지원센터가 지난 15일 현재까지 피해 사례로 접수한 509건 가운데 ‘수술 지연’이 68.8%인 350건이나 되었다는 보도다.
주요기사
- [오늘 날씨] 강원산지 중심 많은 눈, 전국 봄비 건조특보 해제… 낮 최고기온 서울 12도 대전 11도 대구 15도 제주 17도
- '언론인 회칼 테러' 황상무 자진 사퇴? 대통령실 "사실과 달라"
- LG유플러스 스포키, 체험하는 야구로 고객 경험 혁신
- 오타니·김하성, 현대차 수소전기버스 탄다
- 삼성전자, 재활용 소재 사용 배터리팩 2종 선봬
- 애경산업, iF 디자인 어워드 2개 부문 '본상'
- GS리테일-서울시, '어르신 일자리 동행' 업무협약
- LH, 수급자·고령자 전세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 대웅제약 '엔블로', 신장질환 당뇨에 특효
- 대신증권 "주식 거래하면 지원금 제공"
- NH농협은행·여성가족부·금감원 등 MOU 체결
- bhc그룹, ‘HBS 코리아 트랙 2024’ 후원
- 이제훈, 오뚜기 '진비빔면' 새 얼굴
- 롯데면세점, 주걸륜 호주 월드투어 후원
- 코스피·코스닥 하락 출발, 기술주 강세에 美 증시 상승
- 아워홈-씨엔티테크 업무협약 체결
- SPC 던킨 이마트24 쿠팡 外(유통家 이모저모)
- GC녹십자, 가족사와 함께 ‘사랑의 헌혈’
- 미래에셋증권, ELW 261개 종목 신규 상장 완료
- KB금융그룹x빈 심포니, 깜짝 거리 버스킹 공연
- KB국민카드, 맞춤형 정책지원금 알림서비스
- 신한은행, ‘노코드 AI플랫폼’ 전 영업점 확대 도입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레이디스 데이' 마무리
- 넷마블, ‘나혼렙’ IP 최초 게임 공개
- 엔씨 '블소', 신규 던전 업데이트
- "정치행사 이용되기를 거부한다"[홈리스 주거권 보장 총선 요구안]
- 민주 "언론자유 존중한다면 언론탄압 주범 모두 해임해야"
- 건강보험 상담사들 "정기석 이사장, 대화의 자리로 나와라"
- CJ제일제당, 4월부터 B2C 밀가루 가격 인하
- 유한양행, '업사이클링 인형 만들기' 봉사 전개
- [현장에서] 건강한 급식 있지만 '건강한 급식노동자'는 없다
- 울산지역화물노동자, 21일부터 총파업 돌입
- 윤재옥 "민주당에게 정치개혁 안중에도 없어"
- 한미사이언스 "한미의 '미래' 선택해 달라"
- 22대 총선 D-20, 전교조가 제안한 '교육 의제'
- 공수처 "이종섭 소환장 발부한 적 없어"
- 돌봄 적정 임금은…[돌봄노동자 임금 실태조사 발표]
- '아이돌보미·요양보호사' 돌봄노동자 평균 월급 171.9만원
- 허영인 SPC그룹 회장-파스쿠찌 CEO, 협력방안 논의
- "플라스틱 안녕"… 유통가 '바이바이 플라스틱 챌린지' 동참
- 풍성한 4월 가요계, '전곡 작곡·작사' 김호중·이찬원 컴백
- [내일 날씨] 새벽까지 강원도·경북북부 중심 비 또는 눈, 강풍 유의… 아침 기온 '뚝', 체감온도도 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