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여성노동자가 원하는 성평등노동정책 발표 기자회견'. 사진=한국여성노동자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여성노동자가 원하는 성평등노동정책 발표 기자회견'. 사진=한국여성노동자

[뉴스클레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지금 시민사회단체는 총선판을 보고 고개를 젓는다. 주권자가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한 정책 축제의 장이어야 할 총선이 욕설과 정쟁으로 얼룩져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앞두고 시민사회가 잇달아 총선 요구안을 정치권에 제안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에는 여성노동자가 원하는 성평등노동정책이 발표됐다. 

여성단체들은 22대 총선이 여성노동자를 위한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성평등한 삶과 일이 공존하는 노동자의 돌봄권이 보장되는 일터 ▲청년여성노동자의 독립된 삶이 보장되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일터 ▲성별임금격차가 해소된 성평등한 일터 ▲예방과 근절을 중심으로 하는 안전한 일터 ▲모두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누리는 사각지대 없는 일터 등을 요구했다.

누군가는 이미 한국사회는 평등하고 오히려 남성이 불평등한 삶을 살아가오고 있는데, 피해망상이 큰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며 고집 부리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남녀 갈라치기'를 해 여성만이 잘 살겠다는 선동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과연 여성노동자들이 평등한 삶을 살고 있고, 성평등한 일터에서 일하고 있으며, 성차별적 괴롭힘 없는 하루를 살고 있을까. 조금만 주변을 살펴봐도, 발언에 나선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만봐도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2024년 현재에도 여성들은 면접에서 '출산', '육아'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결혼 계획이 있는지, 아이를 몇 명이나 나을 것인지 질문을 받는다. 어린 자녀가 있다고 하면 '업무 시간에 충실할 수 있는지', '맡길 사람이 있는지' 등 무례한 질문을 받기 일쑤다. 남성이라면 아이가 있더라도 이 같은 질문을 면접에서 받지 않을 것이라고 여성노동자들은 말한다.

면접에 통과해도 차별은 계속해서 따라온다. 실제 2022년 서울여성노동자회 평등의전화 상담에서 중 성차별적 괴롭힘 사례를 살펴보면, 여성은 업무 배치에서 차별을 받는다. 근속연수가 짧은 남성에게 주요한 업무가 맡겨지고, 회의도 남성들만 따로한다. 여성은 점차 회사 주요 업무에서 밀린다. 근속연수가 짧은 남성이 먼저 진급해 그 이유를 물어보니 ‘남자가 바깥일을 하니’ 먼저 진급 시켰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례도 있다.

여성들은 억울해한다. 업무가 달라서 발생한 차이도 아닌 그냥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에 비해 진급도 느리고 연봉도 느린 성차별을 경험해야 한다. 성차별을 인지하고 신고하고 싶어도 포기해버린다. 회사에 성차별 해소를 요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미비할 뿐더러, 신고해도 해결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눌러 붙어 익숙하고 무감각해진 성차별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성차별 해소를 위해 가동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이날 국회 앞에 나선 여성단체들의 요구대로, 지금도 곳곳에서 차별을 겪는 여성노동자들의 외침대로 이제 한국사회에서도 성차별적 괴롭힘을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규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각 정당들이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정책들을 실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노동자가 원하는 성평등노동정책이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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