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하지 않은 언론들… 오로지 트래픽에만 혈안
스스로 가치 신뢰 떨어뜨려, 우스운 꼴 만들어

사진=박준희 SNS
사진=박준희 SNS

[뉴스클레임]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에 출연하며 인기를 쌓았던 가수 김건모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의 논란은 2019년 시작됐다. 그는 유흥업소 점원으로 알려진 A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를 당했다. 공방이 오갔고 이로부터 약 2년이 흐른 2021년 11월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사건이 마무리됐다.

김건모는 긴 법적 다툼 끝에 성폭행 혐의에서 벗어났지만, 그의 이미지는 추락할대로 추락했다. 파경이라는 시련도 맞았다. 그는 피아니스트 장지연과 2019년 10월 혼인신고를 하고 결혼생활을 시작했으나, 식을 올리기 전 성폭행 의혹이 터졌다. 이후 2022년 이혼 절차를 밟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렇게 해를 넘기고 2023년이 돼서도 김건모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김건모는 모습을 꽁꽁 감췄다. 그리고 2024년이 됐다. 자취를 감췄던 김건모의 근황이 전해졌다. 가수 박준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뼛속까지 아티스트. 오랜 인연들"이라는 글과 함께 김건모의 모습이 담긴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김건모가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간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건모에 언론들은 '제주도에서 포착된 김건모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이 기사들은 박준희를 난감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김건모는 제주도에 온 적 없다"며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생각했고 뼛속까지 아티스트인 김건모가 어서 노래를 다시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사진 몇 장 올렸는데, 이렇게 기사가 말도 안 되게 뜨는 걸 보니 세상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뭘까? 무혐의를 받고도 사람들 앞에 서기 두려운 이유가 바로 이런 무서운 기사들 때문인 것 같다"며 "급한 마음에 여기에 글을 남긴다. 김건모는 제주도에 온 적도 없다"고 재차 설명했다.

박준희로써는 충분히 당황할 만한 일이다. 김건모는 제주도에 간 적이 없는데 '김건모 제주도 여행설'이 나왔으니, 사진을 올린 사람으로서 얼마나 당황하고 진땀이 났겠나. 다행히 박준희의 빠른 설명으로 정확한 사실이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김건모가 제주도에 있다는 기사가 수두룩하다.

언론이 커뮤니티 게시물이나 SNS 내용을 보도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언론이 미처 살피지 못하는 다양한 이야기가 온라인 공간에서 먼저 알려져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목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최소한의 확인 사실도 없이 기사화가 되는 경우, 나아가 가장 먼저 주목만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될대로 되라는 식이다. 사실 확인도 건너뛴다. 특정한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통해 기사화하기 바쁘다. 가짜뉴스와 다를 바 없다. 정확하고 진실한 정보만을 보도해야 하는 언론의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낮추고 있는 꼴이다.

사실 확인이 불충분하거나 기본적인 팩트체크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언론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 '사실 확인'이라는 기본부터 충실하게 해야 한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사실 확인’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가수 김건모는 제주도에 있지 않았다.!!!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