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호황기, 노동자는 죽음의 늪… 택배기사 또 숨졌다

김해 CJ대한통운서 일하던 택배노동자 사망 ‘과로 추정’
택배연대노조 “사과 한 마디도 없는 CJ대한통운, 휴식·안전대책 보장하라”

김동길 기자 승인 2020.07.09 09:55 의견 0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8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택배 노동자들은 감염병 사태보다 줄어들지 않는 택배 물량이 더 무섭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이후 택배 물량 증가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택배 노동자들이 속출했고,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택배회사는 코로나19 사태로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정작 택배노동자는 휴식과 안전대책 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CJ대한통운에서 또 한명의 택배노동자가 사망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CJ대한통운 경남 김해터미널 진례대리점 택배노동자 고(故) 서형욱씨는 지난달 27일 택배 배송 업무를 하던 중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증상이 더 심각해져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호흡곤란 증세가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응급수술을 했으나 지난 5일 사망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서씨는 하루에 13~14시간 일하며 한 달에 7000여개의 택배를 배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개월간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늦게는 오후 11시 30분까지 근무를 했고, 하루에 300군데를 방문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8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터미널 진례대리점 소속 서형욱 택배노동자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지난 5일 새벽 숨졌다고 밝혔다. 사진=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연대노조)는 서씨의 안타까운 과로사 관련,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CJ대한통운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8일 오후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벌써 두 번째 과로사임에도 택배노동자의 계속된 죽음 앞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CJ대한통운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긴급하게 서울로 올라와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씨의 누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만 있었다면 동생이 아팠을 때 맡겨놓고 병원을 갈 수 있었을 텐데 동생은 지금 갔지만 남아있는 택배노동자들이 굉장히 많다”고 호소했다. 

택배연대노조는 “과로사 이외에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직원이 과로로 사망했는데 제대로 된 위로 한마디, 사과 한마디, 조문조차 오지 않는 CJ대한통운이다. 정부는 더 이상 택배 현장이 죽음의 현장이 되지 않도록, 택배노동자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아무런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죽어가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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