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보다 못한 편의점주들의 주머니

편의점주협의회, 최저임금 삭감 기자회견
“임금 지불 능력 한계에 다다라… 기본적인 삶 보장 촉구”

김옥해 기자 승인 2020.07.03 00:00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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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적게는 하루에 1번, 많게는 3번 방문한다. 부모보다 편의점 점주, 아르바이트생을 더 많이 본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간혹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직원을 마주할 때가 있다. 이 정도면 근로시간 등 근로기준법상에 위반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는 순간 자동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울 강서구의 한 편의점 점주 A씨는 최저임금을 감당할 수 없어 새벽 시간을 제외하고 혼자 근무하고 있다. 그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감염병 사태보다 ‘최저임금 오른다’라는 소리가 더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A씨는 “알바보다 못 버는 편의점 점주라는 소리는 거짓이 아니다. 점주들이 겪는 현실이다.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할 때마다 한숨부터 나온다. 누군가는 편의점 점주를 놀고먹는 직업이라고 일컫지만 결코 아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돈과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주고 나면 내 통장에 남는 것은 거의 없다. 알고 지내던 일부 점주들을 폐업을 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올까봐 무섭다. 이럴 거면 나도 편의점을 접고 다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가고 싶다. 말만 점주일 뿐 우리가 더 열악한 상황이다. 무조건적인 최저임금을 올리기에 앞서 제대로 된 대책 마련부터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현장의 목소리도 들어달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일 4차 전원 회의를 열고 근로자 측과 사용자 측이 각각 내년 최초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했다. 근로자 측은 16.4% 오른 시간당 1만원, 사용자 측은 올해보다 2.1% 줄어든 8410원이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반영하고 모든 경제 주체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편의점 가맹점의 연평균 매출은 5억8000만원에도 못 미쳤다. 해당 매출을 기준으로 점주가 주당 50시간을 근무해도 월 수익은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100만원 이하다. 편의점주 절반 이상은 월 최저임금의 절반 밖에 벌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의 약 20%는 인건비와 임대료조차 지불할 수 없는 적자 점포다.

편의점협의회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저임금 2.87%(작년 인상분) 삭감, 주휴수당 폐지, 최저임금 업종별, 규모별 차등화를 촉구했다. 

편의점협의회는 “최근 가파르게 오른 최저임금 때문에 편의점주들의 임금 지불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더 이상 최저임금 지불 능력이 없다. 남은 방법은 최저임금을 주지 못해 범법자가 되거나 폐업하는 방법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야간 미영업과 점주들이 근로시간을 늘리면서 일자리가 많이 감소했다. 최저 임금 인상 수혜자는 오히려 안정된 직군의 근로자다. 피해는 최저 임금 근로자가 입었다”라며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자영업자도 국민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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