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깡 뮤직비디오 캡처
사진=깡 뮤직비디오 캡처

요즘 ‘깡’이 웃음과 비난 속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트렌드에 민감한 유통·식품업계들은 ‘깡’을 차용한 마케팅을 선보이며 ‘깡’ 코인에 탑승했다. 가수 비는 각종 프로그램과 광고 모델 섭외 요청을 받고 있다. 실제로 농심은 ‘깡 열풍’과 맞물려 소비자들의 모델 섭외가 이어졌던 비를 새우깡 모델로 선정했다.

반면 공식 절차를 거지치 않은 패러디 등을 통한 광고를 진행했다가 뭇매를 맞은 사례도 있었다. 얼마 전 롯데칠성은 공식 인스타그램에 ‘깨수깡 X 깡’ 이벤트를 진행하며 직원을 비로 패러디한 사진을 올렸다. 소비자들은 비의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질타를 보냈고, 해당 패러디 사진은 삭제됐다.

롯데칠성이 진행했던 깡 이벤트. 사진=롯데칠성 공식 인스타그램
롯데칠성이 진행했던 깡 이벤트. 사진=롯데칠성 공식 인스타그램

이같이 유튜브의 인기가 일종의 ‘밈’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밈’은 재밌는 말과 행동을 온라인상에서 모방하거나 재가공하는 현상을 뜻한다. 이를 빠르게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기업 마케팅에 중요한 요소가 됐고,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조롱을 찬사로 바꾸며 뒤늦게 진면목을 펼친 비의 태도도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판을 깔아주고 자리를 마련해준 최초 수혜자는 따로 있다.

‘깡 신드롬’은 유튜버 ‘호박전시현’이 ‘1일 1깡 여고생의 깡 Gang-cover(full version)’으로 패러디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영상과 함께 많은 유튜버들의 패러디 영상이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다. 이후 하루에 한 번씩 ‘깡’ 뮤직비디오 및 노래를 감상해야 한다는 신조어 ‘1일 1깡’이 탄생했다.

비록 패러디지만 발단이 없었더라면 ‘깡’ 신드롬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너도나도 원곡자인 ‘비’에게만 관심을 쏟을 뿐, 은인 격인 ‘창시자’에게는 관심을 주기는커녕 단 한마디의 고마움도 보내지 않고 있다.

이미 ‘깡’ 과포화 상태다. ‘밈’은 빠른 관심과 호응을 일으킬 수 있지만 그만큼 식는 속도도 빠르다.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새로운 ‘깡’ 신드롬을 만들 수 있다. 돈 안 드는 패러디나 캐리커쳐로 밥상에 숟가락 얹으려는 얄팍한 수법을 쓰기보다는 창시자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선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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