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빅맥'. 사진=박규리 기자
맥도날드 '빅맥'. 사진=박규리 기자

한때 ‘믿고 거르던’ 맥도날드가 이제는 ‘믿고 먹는’ 햄버거로 돌아왔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빅맥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왔다. 블로그에는 전과 후를 비교하는 사진과 함께 맛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정말로 맥도날드가 ‘초심찾기’에 나선 것인지, 어떤 변화가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렸는지 빅맥을 직접 먹어봤다.

6일 오후 5시 20분경, 맥도날드 신월DT점을 찾았다. 손 세정제로 손을 깨끗하게 한 후 키오스크로 향해 빅맥 세트를 주문했다. 빅맥 세트를 주문했다. 빅맥 라지 세트는 5500원, 후렌치후라이와 콜라까지 있어 한 끼 식사로는 충분했다.

10분 정도 기다리니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자리에 앉은 후 포장지를 벗겨내자 먼저 참깨가 박힌 빵이 보였다. 강하진 않으나 은은하게 풍겨오는 빵 냄새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기존 번에서 버터 함량을 높였다는 말이 납득이 갈 정도로 육안으로 본 빵 겉면은 갈색 빛이 더 많이 돌았고 이전보다 겉이 더 바삭해보였다.

손가락으로 눌러본 빵은 반질반질하면서도 푹신했다. 빵 일부를 뜯어 먹어보자 큰 변화는 느껴지진 않지만 전보다는 고소했다. 포근한 식감도 들었다. 확실히 ‘변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빵을 제거하고 안을 살펴봤다. 속재료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패티를 비롯해 양배추, 치즈, 피클 등이 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소스가 놀라웠다. 예전에는 소스가 붓으로 쓱 칠해졌더라면 지금은 빈 곳이 보이지 않도록 골고루 넓게 뿌려졌다.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햄버거 맛은 피클과 양배추가 정확하게 잡아줬다.

패티 역시 특유의 고기 누린내가 사라졌다. 대신 촉촉한 느낌이 더해져 어느 곳을 베어 물어도 맛이 떨어지지 않고 평균을 유지했다. 조리 방식이나 조리기구 위치 등의 변경도 이뤄졌다는 맥도날드 직원들의 제보가 거짓이 아니었다는 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세트로 나온 콜라와 감자튀김의 맛은 전과 똑같았다. 사실상 햄버거 세트의 생명은 말 그대로 ‘햄버거’이기 때문에 옆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조연들은 맛의 후퇴만 없으면 된다.

직접 먹어본 결과 ‘우와!’까진 아니지만 ‘이야~!’라는 탄성이 나왔다. 물론 사람들마다 내리는 평가는 다를 수 있다.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시식평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버거킹, 맘스터치 등에 밀렸던 가슴 아픈 맥도날드의 과거는 앞으로 보기 힘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쓱’ 지나쳐갔다.

맥도날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소비자 스스로가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일각에선 햄버거를 판매하기 위한 계략이라고 말하지만 어찌됐든 대박이 터졌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꾸준함과 지속성이다. 이미 맛볼 거 다 본 소비자들은 메뉴의 품질을 향상하는 전략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맥도날드의 태도가 얼마나 지켜질지 지켜보고 있다. 여러 재료와 조리 프로세스를 포함해 다양한 변화를 수년 전부터 준비해 온 만큼 지금의 관심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게 채워놓는 건 결국 맥도날드의 온전한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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