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인종차별, 한국 이주민 인권 실종

이주인권단체 공동연맹 “이주민 차별·배제 없애야”
“이주민 포괄하는 사회보장 정책 촉구”

김옥해 기자 승인 2020.03.27 10:14 의견 0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코로나가 드러내는 인종차별의 민낯 증언대회'가 열렸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지만 각종 대책과 대응은 사람을 가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사태에 대응해 정부는 공적 마스크 공급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에게 공평한 보급을 약속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는 저소득 취약계층의 생계를 지원하고 재난긴급생활비, 재난기본소득 등의 지원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소비 진작을 통해 내수경제를 살리려는 목적이지만 이주민에겐 머나먼 이야기다. 

행정자치부의 ‘시도별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2018년 통계로 볼 때 서울시의 외국인주민은 44만6000명이다. 현재 서울시는 ‘저소득주민의 생활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지원하고 있지만 다수의 장기체류 이주민들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주인권단체는 실제 관련 부처에 확인해본 결과 이주민에 대해서는 기존 법테두리 내에서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경기도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1인당 10만원씩 지급한다는 재난기본소득이 경기도민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면서도 ‘외국인은 지원하지 않음’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미등록자는 물론이고 결혼이주민, 영주권자, 이주노동자, 난민 모두를 배제한다는 것이다. 

이주인권단체들은 이주민을 배제하는 정책은 제도적 인종차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열린 ‘코로나가 드러내는 인종차별의 민낯 증언대회’에서도 코로나 위기상황에서 이주민과 난민들이 겪는 실직, 생계위협, 차별 등이 보고됐다. 이들은 국내에서 이주민을 배제하겠다는 것은 재난지원이나 기본소득 취지를 역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인권단체들과 이주민, 난민들의 호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주인권단체 공동연맹은 26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기존에도 사회보장의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해 이주민 차별이라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최근 공적 마스크 판매에서도 차별은 여전했다”며 “이주민을 포괄하는 사회보장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주인권단체는 “지금은 긴급한 재난 상황이다. 바이러스는 국적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재난피해는 취약계층이 더 크게 받으므로 이주민을 포함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코로나 재난지원정책에서 이주민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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