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현장의 카메라, 촬영, 취재기자들의 모습. 사진=김동길 기자
집회 현장의 카메라, 촬영, 취재기자들의 모습. 사진=김동길 기자

법무부 차관 황제의전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여전히 논란이다.

언론이 잘못한 부분을 언론이 보도하고 지적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몇몇 용기 있는 언론은 황제의전 논란의 진짜 전말을 제대로 전했다는 등 치켜세우기까지 한다.

이러는 사이 국회는 다음 달로 언론중재법 본회의 상정을 미뤘다.

현장 이야기를 잠깐 해보면, <뉴스클레임> 기자들은 노동집회 현장에 특히 많이 출동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영상으로 현장을 담고 기록한다. 그때마다 기자들이 현장에서 보는 또 다른 언론 노동자들을 마주한다. 사진기자와 카메라촬영기자들이 그들이다.

그들은 협회를 중심으로 이미 카르텔이 형성돼 있다. 그래서 연말이면 본인들끼리 보도사진상 같은 것을 선정해서 발표하기도 한다. 열심히 했으니 당연히 노력의 대가를 시상하는 데에 이견은 없다.

그들의 노력 중에는 현장에서 역할도 있다. 그들은 조금 더 완벽한 현장 보도사진을 위해 노조에 구호를 다시 외쳐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다. 그리고 카메라 앞으로 나서는 다른 기자들에게 "앞에, 앞에"라며 주의를 주기도 한다. 촬영에 방해되는 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인데, 너무 과한 역할은 때론 다른 이들과 시비로 이어진다. 협회 소속된 기자들끼리는 서로 선배 후배하면서 촬영 시 매너를 지키거나 순서를 기다린다. 이를 모르는 기자나 1인미디어들은 당연히 현장 대장 역할의 사진기자들이 불만이다. 시쳇말로 "지들이 뭐나 되나?"는 말로 비꼬기 일쑤다.

현장 촬영, 사진기자들은 집회 시위 현장에서 간혹 시위자들에게 밟히고, 찍히고, 때론 욕설까지 듣는다. 노조를 좋게 써주지 않은 매체에 대해서는 취재거부까지 당한다. TV조선 촬영기자가 현장에 취재 왔다, 노조 사회자가 "TV조선은 취재하지 말아 달라, 나가달라"고 해서 취재를 못하는 경우도 봤다.

법무부 차관의 황제의전 논란은 현장 촬영기자들이 좀 더 나은 사진이나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촬영 현장을 연출하려다 생긴 해프닝이다. 보도된 것처럼 촬영기자의 갑질이 아니다. 그런 상황을 만든 법무부 차관이 잘못한 것이다. 왜 우산을 본인이 안 써야 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은 '당시 상황이 혼자 우산을 쓸 수 없었다'고 법무부 편을 들었다. 그렇다면 그런 상황에서 왜 법무부 차관은 굳이 우산을 쓰려고 했을까. 우비를 착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현장의 그런 요구로 결국 차관 보자좐이 무릎까지 꿇게 됐고 이는 또 다른 언론의 카메라에 찍혔다.

그 이후부터 법무부 행사보단 황제의전이 더 크게 보도됐고, 많은 이들의 입이 겹치고 겹쳐 지금까지도 소란스러운 것이다.

자 그럼 누가 잘못했나. 1차적으로 그런 상황을 만든 법무부 차관의 사려 깊지 못한 행사 진행이 문제였다. 2차적으로 연출된 사진을 법무부 황제의전으로 보도한 언론이다.

제3자 입장에서 언론의 작태가 얼마나 한심하기 짝이 없을까.

촬영기자의 연출로 보좌진이 나중에는 무릎까지 꿇었고, 나머지 다른 사진기자들이 무릎 꿇은 보좌진을 찍어 보도했다.

언론의 제 얼굴에 침 뱉기다. 이 무슨 민망한 일인가. 더 가관인 건 이를 트랙픽용으로 계속해서 써대는 언론도 많다.

언론이 무언가를 지적하기에 앞서 스스로 언론다운 언론이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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