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DB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한 노조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시간은 10시였지만,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고 노조 차량만 민주당사 앞에 덩그러니 주차돼 있었다.

1시간 넘게 기다렸지만, 끝내 기자회견은 열리지 않았다. 그런데 2시간 후 관련 내용의 기자회견 뉴스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열리지도 않은 기자회견인데, 버젓이 사진까지 첨부돼 기사가 올라왔다. 언론은 현장에 그 어떤 확인도 없이 노조가 보낸 자료만을 토대로 기사를 출고했다. 투쟁 현장의 민낯이다.

이처럼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노조들은 매번 똑같이 투쟁하지 않는다. 똑같은 목소리에 똑같은 주장을 매일해도 현장 노동자의 억울한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제대로 된 노동 인권이 보장될 때까지 계속 투쟁하는 것이 노조의 숙명이다.

간혹 보면 무늬만 노조이면서 마치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투쟁하는 노조들이 있다. 대체 그들은 무엇을 노리고 노동자들을 이용하는 것일까.

일각에선 돈이 있는 노조와 돈이 없는 노조로 갈린다는 말이 나온다. 먹고 살기 위해 투쟁한다지만, 정작 가난한 노조는 그마저도 없어 투쟁을 멈추거나 간헐적으로 실시한다. 혹은 돈이 있는 노조의 원조를 받아, 어제까지도 사측과 타협을 하네 마네 하던 노조가 갑자기 머리끈을 질끈 메고 사측 정문 앞에서 오너를 질타하는 투쟁의 목소리를 높인다.

노조가 그 중심을 잃고 퇴색돼 정치적으로 변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많은 사업장에서 노조할 권리를 주장한다.

“이렇게 살아선 안 된다.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라. 노동자도 사람답게 살고 싶다.”

이런 노조의 주장이 무색하게 만드는 일은 단연코 없어져야한다. 어용노조, 무늬만 노조. 그들은 노동자를 이용해 입에 풀칠하기 위해 기생한다. 참노동의 의미를 깎아내리게 만들고 노동의 가치를 값어치 없게 만드는 것들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참노조는 과연 어디에 있는가. 노동자들의 외침을 귀담아 듣고 그들의 억울함을 달래줄 노조는 과연 있는가. 새삼 이시대의 노조에 대한 역할을 곱씹어 본다.

돈이나 밝히는 노조 말고, 제대로 된 노조다운 노조가 있어야 세상이 그나마 밝아진다. 알량한 돈 몇 푼 뜯어내기 위해 기업과 결탁하지 말고,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싸우는 진짜 노조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