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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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은 시설에 입소해서 24시간을 그곳에서 산다. 그 안에서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심지어 명절도 시설에서 보낸다. 시설이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자, 안식처이자, 부모 같은 곳이다. 비장애인들의 시각은 이렇다. 바깥 구경은 고사하고 시설 안에서 온갖 학대와 폭행폭언을 당하며 감옥처럼 살아야 하는데도 시설의 적나라함을 자세히 아는 비장애인들은 없다. 장애인들이 겉으로 안식처로 포장된 시설이 감옥이라고 외쳐야만 조금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비장애인들의 생각대로 시설은 과연 좋은 곳일까? 상식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 몸이 좀 불편해서 거동하기 힘든 이가 있다. 거동하기 힘든 그를 시설에 입소시켜보자. 그게 지금 이 글을 읽는 본인이라고 생각해보자. 시설이 좋은 곳일까?

어르신들이 시쳇말로 하는 말이 있다.

"죽어도 집에서 죽어야지, 병원은 싫어, 요양원은 더 싫어."

장애인들에게 시설은 어르신들이 생각하는 병원과 요양원 같은 곳이다. 장애인들이 탈시설을 목청 높이 외치는 이유다.

그렇다면 장애인들의 탈시설을 어떻게 정상적으로 진행하게 해야 할까. 이 부분부터서는 정치하는 이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해 보인다. 정치인들 본인들이 탈시설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봐야 탈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결국은 장애인들이 탈시설하고 집에서 그나마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만들어야 한다.

장애인들에겐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다. 몸이 불편하든 안 불편하든 간에 모두에게 인권이 있어서다. 그게 평등이다.

지금 장애인 단체들이 외치는 것은 바로 그런 장애인들의 인권을 찾기 위한 몸부림인 것이다.

현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매일 정오 12시 전후로 2시까지 여의도 이룸센터 앞 컨테이너 농성장 옥상에서 ‘탈시설로드맵 탈시설권리명시 촉구 컨테이너 1인시위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날인 오늘(2일)도 이룸센터 앞에서는 많은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이번 컨테이너 옥상 투쟁은 8월 2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열릴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에서 탈시설로드맵이 실제 탈시설의 권리 보장을 위해 실효성을 갖고 발표될 수 있도록, 장애인 탈시설의 권리를 권리답게 실현하는 로드맵 이행을 촉구하는 취지 아래 기획됐다.

장애인들은 "장애인 탈시설의 권리가 21세기 홍길동처럼 여겨지는 시대 속,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탈시설’을 ‘탈시설’이라 부르지 못하는 장애인들의 분노와 설움의 목소리를 담아 장애인정책조정위원회가 열리기까지 옥상 투쟁을 통해 탈시설 권리의 완전한 인정과 그에 따른 법률적 보장을 소리 높여 외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박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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