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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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 송금을 위해 은행을 직접 들리는 일은 매우 드물다. 휴대폰을 켜서 은행 자체앱으로 송금하는 모습이 더 흔하다. 은행권은 이들의 트렌드에 맞춰 모바일 뱅킹의 발전을 가속한다. 특히 토스,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업체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먹고 살기 힘든 2030세대에 손가락 하나만으로 필요한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은 바쁜 일상에 매우 도움 주는 일이다. 휴대전화로 송금뿐 아니라 대출도 들고 적금도 들고 펀드 상품도 가입할 수 있다.

문제는 디지털 시대가 젊은이들에게만 좋은 환경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시대는 고령층을 배려하지 않았다. MZ세대야 태어났을 때부터 컴퓨터 등 전자기기가 있어 빠른 문명에 적응하기 편하지만, 고령층은 아니다. 실제 고령층의 대다수가 편리하게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일도 결국 오프라인으로 처리하곤 한다. 은행 창구 직원에게 굳이 송금을 맡기는 일이 예시 중 하나다.

한국은 OECD 37개국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다. 특히 신생아 수마저도 연평균 약 3.1%(21.3월 기준) 감소하고 있다. 이는 OECD 37개국 중 합계출산율 감소 속도가 가장 빠른 수치다.

이미 고령화 시대에 도래했지만, 세상은 갈수록 더 이들이 적응하기 힘든 첨단사회의 모습을 보인다. 이젠 서빙도 AI 로봇이 하고, 열도 AI 카메라가 온도를 감지한다. 특히 식당의 주문도 매장 직원이 아닌 ‘키오스크’라는 기계가 대신 받는다. 은행 업무도 단순 업무는 대부분 휴대폰으로 가능해 졌다.

이 모든 상황이 고령층에겐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렇다 보니 무언가 하나 진행하려해도 고령층에겐 그저 가시 방식에 앉는 꼴이 됐다. 더구나 은행권에서는 디지털 가속화가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중이다. 일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적립식 예금 상품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올 상반기 기준 70~80%에 달한다. 그만큼 대면 업무 비중보단 비대면 업무가 사람들 사이에서 주를 이룬다는 뜻이다.

기존에도 디지털 뱅킹이 유행을 타면서, 시중은행들은 IT기술을 개발해 서로 고객을 유치하겠다고 과열 경쟁에 한창이었다. 갑자기 불어닥친 코로나19는 은행권에 촉매제로 적용했다. 은행의 비대면 거래 선호 현상은 커졌고, 시중은행의 디지털 혁신 속도엔 불이 붙었다.

디지털 기술이 고도로 커지면서 고령층들이 정보화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아날로그 세대는 갈 길을 잃었다. 이대로 라면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 아날로그 세대 ‘고령층’은 계속해서 뒤로 밀려날 것이다. 모두를 포용할만한, 그러면서도 디지털 시대로의 탈바꿈을 방해하지 않을 그 부근에서 해결책이 나와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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