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청와대 앞, 농민들이 직접 전한 현실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수확철이 다가왔음에도 인력 부족으로 제때 농산물을 거두지 못하고, 멀쩡한 밭을 갈아엎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수확기 인건비 상승과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농촌 인력난 근본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에 나선 한 농민은 마늘 농가가 처한 상황을 늘어놓았다.

그는 “지금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특히 의성에선 마늘 수확을 포기한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며 “‘설마 아니겠지’라는 마음으로 찾아간 현장에는 수확을 포기한 마늘이 흙 속에 깔려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순간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는 농민은 생산자를 찾아 집으로 갔고 더 참담한 모습을 마주했다고 밝혔다. 평소 1만2000여평의 마늘을 농사하는데, 이날 곳간에는 6분의 1도 안 되는 마늘만 채워져 있었다고.

그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생산자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며 “수확을 위해 인부를 기다렸지만 온다던 인부는 오지 않았고 비만 내렸다”고 말했다.

농민의길 등 농업계는 “심각한 농촌 인력과 치솟는 인건비로 주요 농작물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며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건비를 올리며 횡포를 부리는 인력사무소를 관리 감독하고, 하루빨리 근본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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