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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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실태조사 그 두 번째 기획물.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한 의료현장 실태를 보건의료노조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도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보건의료노조’)은 지난 3월 22일부터 5월 7일까지 코로나19 환자치료와 의료기관의 대응 상황, 보건의료 인력 운영, 야간교대근무제 운영 등에 대해 국립대병원, 사립대병원, 지방의료원, 민간중소병원, 보훈병원, 근로복지공단병원 등 보건의료노조 소속 93개 지부(102개 의료기관)를 대상으로 의료현장의 실태를 조사했다.

노조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병원들이 의사인력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었다.

전문의의 경우 정원과 현원 격차가 가장 큰 곳은 157명으로 정원이 454명인데 비해 현원은 297명에 불과했다. 그 다음으로 72명(사립대병원), 70명(국립대병원), 69명(국립대병원), 10명(사립대병원) 등의 순이었다. 병원 규모가 비교적 적은 지방의료원의 경우에도 전문의 부족인력이 가장 많은 곳은 9명이나 됐다.

전공의의 경우 정원과 현원 격차가 가장 큰 곳은 97명으로 정원이 182명인데 비해 현원은 85명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에서 전공의 현원이 정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인턴의 경우 정원에 비해 현원이 가장 부족한 곳은 18명이었고, 15명, 7명, 6명, 4명이 뒤를 이었다.

노조는 의사인력 부족으로 진료 파행이 발생한다고 경고한다. 결국 환자에게 피해가 전가된다고 전했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의사인력이 부족해 환자 응대를 제대로 못하고 처방도 제때에 하지 못해 환자들의 불만이 크다”며 “의사가 부족해 협진을 보는 시간이 오래 걸려 환자 입원 기간이 길어진다. 의사인력은 그대로인데 당일 접수환자를 제한 없이 받다 보니 진료는 지연되고 환자 대기시간은 늘어난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의료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고, 의료사고 위험을 높아진다고 한다.

실태조사에서는 ▲응급수술을 해야 하는데 의사 부족으로 응급수술을 하지 못해 고스란히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다 ▲의사인력이 부족해 진료과별 당직체계에서 건물별 당직체계로 바꿨는데 그마저 당직의사가 줄어 응급상황 대처가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드레싱을 의사가 아닌 전담간호사가 수행함으로써 의사가 환자상태를 잘 알지 못해 처치가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하다 ▲의사 1명당 담당 환자수가 많아 평상시에도 회진이 제때 이뤄지지 못하는데 휴가를 사용할 때 환자 회진이나 처방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등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대응 전문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한 파견인력 문제도 심각했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수본에서 지원 보낸 의사의 경우 인턴 과정만 마치고 오거나, 전공의 마친 시간이 오래된 경우 기관삽관, 중심정맥관 삽입 등 업무에 미숙하며, 기본적인 처방조차 잘 내지 못한다”고 간호사들은 현장 증언했다.

특히 의사인력 부족으로 의사업무를 대리하는 PA, 전담채혈팀, 욕창 드레싱팀, 외래전담 간호사팀(동의서 작성, 수술 설명, 스케줄 조정 등) 등이 생겨나고 있었다.

의사가 아닌 타 직종의 인력들이 인턴, 전공의, 전문의 등 의사인력이 담당하는 업무를 대리하는 전담팀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파행 진료를 정상화하고, 환자불편과 피해를 없애기 위해 의사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의사인력 확충은 의사들만이 결정권을 가진 의사들의 고유 영역이 아니라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이 걸린 문제이고 국민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하는 국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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