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글로벌 반도체 전쟁서 후퇴 우려...재계·지자체·종교·법조계 등 민심 등에 업고 사면 건의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금수저들이 부럽죠.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은 그렇게 부럽지 않아요."

요즘 이런 저런 모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론될 때 나오는 비슷한 반응들입니다.

금수저의 달콤한 인생은 한껏 누리고 싶지만, 그가 짊어지고 있는 삶의 무게를 떠올려보니 차라리 평범한 삶이 낫겠다는 얘기죠.

이 부회장은 '대한한국 금수저'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단순히 자산만 많은 게 아니라, 우리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큽니다.

그만큼 왕관의 무게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역할과 책임감이 막중합니다. 모든 시선들이 온통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향해 따라다닙니다.

글로벌 최정상급 인맥을 보유한 이 부회장이 한창 국경을 넘나들며 '민간 외교관'으로서 왕성한 경영 활동을 해야할 중차대한 시기에, 산업 현장 보다는 법원·구치소 포토라인에서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당연히 법원 판결은 존중돼야 합니다. 과거의 잘못된 점은 개선돼야 합니다. 이런 대전제 속에서도 여론을 타고 이 부회장 사면론이 번지고 있습니다.

국민 대다수는 이 부회장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어렴풋이 알 정도입니다. 생업에 바빠 복잡한 법조 뉴스를 일일이 들여다 볼 겨를도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이젠 이 부회장이 자유롭게 경영 활동을 하고, 우리 국익를 살리는 데 일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현장 저변의 민심 분위기입니다.

한국은 반기업 정서가 강한 편이었습니다. 최근 한 조사에서 사실상 대다수인 93.6%의 기업들이 반기업 정서를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일고 있는 세간의 이 부회장 사면론에는 활발한 투자를 통한 대전환점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간절한 희망이 담긴 듯합니다. 정치 공학으로 접근해야 하는 전직 대통령 사면과는 또다른 실리적 이슈입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악재에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사이에 끼어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반도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며 생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우려도 담겨있습니다.

짧게는 이 부회장의 부재에도 경영이 현상 유지를 할수 있겠지만, 결국 멀리보면 큰 고비마다 강력한 리더의 과감한 결단 없이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긴 힘듭니다.

이런 바닥 민심이 켜켜이 쌓여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을 비롯해 지자체장, 종교인, 법조인들이 잇따라 '과감히' 공개 사면 건의를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결국 사면은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죠. 부디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국민을 위한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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