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전자신문> 전기차 베테랑 전문기자가 바라본 한국 전기차 산업의 오늘과 미래..보급이 아닌 산업화로의 전환 강조

<충전 중인 대한민국 전기차>/사진=한울엠플러스
<충전 중인 대한민국 전기차>/사진=한울엠플러스

"대한민국 전기차 정책, 이대로 좋은가?"

"우리는 왜 테슬라 같은 스타 기업이 안 나타날까?"

9년째 전기차 외길을 걸어온 전문기자가 국내외 현장을 취재하며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면밀히 분석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정책 방향성과 해법을 제시하는 책을 내놓아 주목된다. 화제의 책은 박태준 저자(전자신문 전기차 전문기자)의 <충전 중인 대한민국 전기차>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과 시장은 이미 전기차 시대로 세대교체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11년부터 전기차 보급을 시작해 세계적 변화에 준비해 왔으며 2020년 문재인 정부는 한국형 그린 뉴딜을 발표해, 이제 자동차 산업에서 친환경 모빌리티로의 전환은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업이 됐다.

전기차 산업이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 한국은 강점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성장은 물론, 국민의 인식 개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우리보다 한참 부족했던 중국은 어느새 국내 상용차, 초소형 전기차 시장을 점령했고, 테슬라 전기차 역시 우리의 안방 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 책은 충분한 물질적 지원 속에서도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와 반복되는 정책적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친다. 9년차 전기차 전문기자인 저자는 정책과 시장이 충돌하는 현장과 해외 사례에서 찾은, 가장 시급하면서도 당장 바꿀 수 있는 정책 개선 열 가지를 제언한다.

정부의 일관된 보급 위주의 정책이 어떻게 산업의 한계를 불러왔으며, 또 중국 등의 수출 장벽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오히려 국내 시장을 제재 없이 연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한국 전기차 산업이 처한 현실과 성장을 위한 미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10년간 전기차 보급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전기차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높아져 차량 구매 보조금 등 지원책에 대한 뉴스가 연초마다 나오고, 기술 발전으로 늘어난 주행거리 등도 꾸준히 기사화된다.

그리고 미국의 전기차 테슬라의 인기는 전기차를 잘 모르는 국민도 새로운 모델의 출시나 가격, 적용된 신기술을 알 정도로 높다. 이렇듯 한국에서 전기차는 관심의 대상이지만, 이런 표면적 인기에 비해 국내 산업과 시장을 제대로 파악한 자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책의 저자는 산업 현장을 발로 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전기차 산업의 실상을 밝히고 그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썼다. 우리나라의 전기차 산업과 정부 정책, 관련 산업계를 취재하고 실제 이용자 및 당사자들을 만나 얻은 현장의 소리를 책에 담았다.

책은 크게 한국 전기차의 역사와 실패한 정책 사례, 국내 전기차 산업의 잠재력을 살펴보고,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위한 열 가지 개선 방안을 제언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막대한 예산 집행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전문 기업 하나 없고 테슬라 같은 스타 기업은 나타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국내 산업의 실태를 다루고, 보조금 혜택이 대부분인 정부의 전기차 보급·산업 정책에 따른 관련 업계의 실상을 조망하며 우리나라 전기차 정책이 산업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 산업과 시장이 처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해 나갈 관련 업계와 정부 정책의 방향과 대안을 전문가 시각에서 제시한다. 이와 함께, 구매자가 전기차를 선택할 이유와 점검 포인트 등도 소개한다.

이 책은 국내 유일하게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과 정책의 실상을 밀도 있게 조망한 책으로, 단순하게 ‘전기차’라는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자동차 시대를 맞아 우리 산업이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함께 변화할 것을 주문한다.

한편 저자 박태준은 <전자신문>에서 자동차 팀장이면서 전기차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15년 기자 생활 중에 9년이라는 시간을 전기차를 비롯해 이와 연관된 자동차·에너지·배터리·충전 분야를 담당했다. 국내외 전기차 현장을 두루 취재하는 것 이외에 과학 소양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KAIST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충전 중인 대한민국 전기차> 박태준 지음, 한울엠플러스(주) 펴냄, 232쪽, 2만2000원.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