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메디톡스 중국 밀수출 논란, 벼랑 끝 내몰린 상황

- 메디톡신 전품목과 코어톡스 허가취소… 식약처 강경대응 주목
- 중국에서 허가받지 못한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 관세청에서 매년 중국 수출금액 집계 발표돼

박규리 기자 승인 2020.10.21 06:30 의견 0
메디톡스 로고

주름을 펴는 의약품 ‘보툴리눔톡신’의 1호 생산업체인 메디톡스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 밀수출을 했다고 볼만한 상당한 증거가 밝혀지면서 보건당국으로부터 주력제품군 대부분에 대해 회수 및 폐기명령을 받게 돼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메디톡스에 제품회수 및 폐기 명령을 내렸다. 관련 제품은 메디톡신 50·100·150·200단위 및 코어톡스 5개 종류의 제품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6월 시험성적서 조작으로 식약처로부터 50·100·150단위 허가취소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200단위 제품까지 포함해 회수·폐기명령이 떨어진 것이다.

식약처는 보도자료를 내고 “국가출하승인 대상인 보툴리눔 제제를 국가출하승인 받지 않고 판매한 행위에 대해서는 약사법 제53조 제1항 위반으로 품목 허가취소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해당 제조단위에 대해 즉각 회수/폐기뿐아니라 품목허가취소 그리고 의약품 판매업무 정지 행정처분에도 착수했다. 반복되는 메디톡스의 불법행위 적발에 대해 식약처가 강경한 대응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메디톡스의 중국 밀수가 드러난 계기는 의약품 도매업체 ‘치우’와의 소송전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2016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치우를 통해 중국에 메디톡신을 유통했지만, 최근 치우와 100억원대 대금지급관련 법정다툼을 벌이면서 중국 허가를 받지도 않은 메디톡신이 중국에 수출되고 있었다는 사실도 외부로 드러났다. 치우 측은 “국가출하승인 제도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한 메디톡스가 무허가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중국에 불법 유통했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메디톡스 동북아사업팀이 중국 수출관련 의약품 유통업체를 직접 관리했다고 치우 측은 밝혔다.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위 발표에 대해 즉각 공식입장을 내고 반박했다. 메디톡스 측은 “해외수출을 위해 생산된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른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님이 명백하다”며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국내 판매용 의약품과 달리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했다. 메디톡스가 유통한 의약품들은 수출용으로서 국가출하승인이 면제되고, 식약처의 통제권한 밖에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63조와 '약사법' 제53조 제1항에 의거하여 보툴리눔톡신은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으로서 ▲수입자가 요청한 경우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국가출하승인을 면제하는 것으로 정한 품목은 국가출하승인 대상에서 면제된다는 점이 함께 명시돼 있다. 문제는 메디톡스가 판매허가조차 받지 않은 국가에 밀수출을 위해 국내 판매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식약처 역시 '메디톡신은 국가출하승인 면제 대상'이 아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국가출하승인을 면제받기 위해서는 수입 업체가 '면제 요청서'를 식약처로 보내야 하는데 메디톡신의 경우 면제 요청이 없었던 만큼 국가출하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작년 대법원에서 확정한 판례를 보면 “국내에서 의약품을 유상으로 양도한 이상 설령 양수인이 수출을 목적으로 양수하였다 할지라도 위 피고인들의 양도행위는 약사법상의 ‘판매’에 해당한다”고 적시돼 있다. 메디톡스의 행위는 수출이 아닌 국내 도매상으로의 국내 판매에 해당해 국가출하승인 면제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메디톡스가 식약처의 허가취소 보도자료를 반박하며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중국 밀수출 의혹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않았다는 점은 더욱 의문스러운 부분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현재까지 중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은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품은 단 한 개도 없다”라며,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에 보툴리눔톡신을 수출한 금액은 작년 약 1240억원, 올해 8월까지 약 820억원으로 관세청에서 공식적으로 집계됐고, 이것은 중국향 밀수출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암암리에 진행되던 의약품 불법 밀수출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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