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가 단지 실적 악화에 그치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는 임직원 감원이 시행됐다. 임시 휴점이나 조기 폐점으로 매출이 급감되자 제일 먼저 손을 댄 곳은 직원 감원이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고용 쇼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비맥주가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한 오비맥주는 오는 16일까지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상담을 거쳐 희망자에 대해서만 신청을 받기 때문에 강제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는 게 오비맥주 측의 주장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 회사가 힘든 상황이라는 이유 하에 기업 혼자 살겠다고 노동자들을 자르는 행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오비맥주는 경인직매장 도급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 의혹에도 휘말린 상태다. 한국노총 부천지역 오비직매장 분회 소속 노조원들은 서울 강남구 오비맥주 본사 앞을 비롯해 국회 앞, 경총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비맥주 불법파견 인정과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은 “이른바 ‘인건비 따먹기’ 다단계 하도급 산업구조 아래에서 빠듯한 배송 일정과 점점 내려가는 운송단가에 근로조건은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며 “고용은 실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주가 직접 노동자를 고용해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지난 6일 오비맥주의 불법파견 특별근로감독에 현장조사가 들어갔다. 부천지청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며 “가을 뙤약볕 아래 한국사회 불법파견과 간접고용에 정면으로 맞서 투쟁을 이어나가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약속했던 것처럼 상시 지속 업무의 간접고용을 금지하는 근본적인 제도개선 정책을 시급히 마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펼쳐진 한국노총 부천지역 오비직매장 분회 소속 노조원의 시위 모습. 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