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정도가 지나치면 부작용이 나고 급격히 인기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거품이 빠질 때가 됐다며 다른 장르가 나오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도 아직은 ‘트로트’다. 방송가는 물론이고 광고업계에서는 트로트 가수를 잡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미스터트롯’ 출신이 아니더라도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또 다른 트로트 가수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예상치 못한 효과를 보기도 한다.

우후죽순식 신규 트로트 프로그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트로트퀸’, ‘나는 트로트 가수다’ 등을 내밀었지만 미지근한 반응에 그쳤다. 그나마 ‘트롯신이 떴다’만이 살아남았다.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등 인지도 있는 트로트 가수들의 실력, 무대매너 등 볼거리가 넘쳐나 시청자들의 픽을 얻게 됐다.

그러나 임영웅, 이찬원, 장민호, 영탁의 파워에서는 밀려났다. ‘트롯신이 떴다’가 TV조선 ‘뽕숭아학당’을 피해 자리를 옮겼다.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던 ‘트롯신이 떴다’가 이번 주부터는 오후 9시에 방송됐다. ‘뽕숭아학당’과 동시간대 편성하며 승부를 걸었지만 겹치기 출연, 상도덕 논란에 휩싸이며 경쟁에서 패배, 결국 편성을 한 시간 앞당겼다.

‘트로신이 떴다’ 외에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에게 밀린 예능 프로그램이 또 있다. ‘맛남의 광장’이다.

백종원도 트로트 앞에서는 맥을 못 추는 듯싶다.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 ‘맛남의 광장’은 이번 주부터 기존 시간보다 한 시간 앞당긴 오후 8시 55분에 전파를 탄다. ‘트롯신이 떴다’와 함께 전반적인 개편이 진행된 것이다.

이로써 ‘맛남의 광장’은 목요일 최강자 프로그램인 ‘사랑의 콜센타’와 경쟁을 마무리하게 됐다. 백종원을 앞세워 야심차게 선보인 ‘맛남의 광장’은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를 차지했을 정도로 초반 기세가 좋았다. 그러나 ‘미스터트롯’과 ‘사랑의 콜센타’로 시청자를 빼앗기고, 목요예능 최강자 자리마저 내어주게 됐다. 힘든 농어촌을 돕자는 선한 의도에서 시작해 실제로 감자 완판 등 성과까지 얻었으나 트로트 열풍에 밀려 시청률 하락까지 겪게 됐다.

물론 트로트 거품이 빠지면 자연스레 원래의 구도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과 트로트 열풍은 다르다. 장르는 트로트지만 인기를 끌고 가는 건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 즉 임영웅을 비롯해 김호중, 이찬원, 김희재, 영탁, 장민호, 정동원 등이다. 논란이 생겨도 이들이 가지고 있는 영향력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튼튼한 팬덤 때문에 당장 트로트 거품이 빠지기란 상상할 수 없다. 출연만 했다하면 라디오나 예능 프로그램, 공중파 음악 방송에 높은 시청률을 안겨줬던 걸로 증명은 이미 끝났다.

과거 오디션 프로그램의 몰락만을 생각해선 안 된다.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거품을 걱정하기보다 무대에서 뛰노는 트로트 가수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게 좀 더 신사답지 않을까.

사진=영탁 인스타그램
사진=영탁 인스타그램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