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없는 박원순, 추모와 험담 사이에 낀 피해자

김동길 기자 승인 2020.07.10 14:13 | 최종 수정 2020.07.10 14:15 의견 0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인스타그램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박 시장의 사망 소식에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주요 인사들이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박 시장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없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의당, 미래통합당 등 야권도 조의를 표했다. 

반면 박 시장을 고소한 피해자와 연대하는 움직임이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박원순시장의서울시5일장을반대합니다’ 해시태그는 트위터 실시간 상위권을 차지했다. 

트위터리안들은 ”서사를 부여하지도 말고, 그들의 변명 따위에 개연성을 운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내용을 올리며 정치인들의 공식 조문을 비판했다.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돼도 서울시 차원에서 추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시장의 추모 자체를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박근혜 키즈라는 이름으로 꼴통들을 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일각에선 “박 시장 추모 게시글에 성추행 가해자이고, 죽음으로 도피한 사람을 왜 추모하냐는 댓글들이 줄을 잇는다. 극히 일부겠지만 정말 걱정이 된다. 모든 사람들을 아울러서 함께 잘 살아보자는 것이 정치의 최종 목적일 텐데, 그들이 배우는 정치에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박 시장을 비판하는 여론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박 시장의 추모를 반대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내세우며 확산 위험이 있는 가운데 분향소를 설치해 일반인 조문객을 받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의 장례가 5일장인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 것에 대해서는 “그는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당한 사람이다.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지만 대부분의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국민들은 박 시장이 왜 자살했는지 알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청원인은 “피해여성은 2차 피해를 받게 된다. 본인을 가리키는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벌써 2차, 3차 피해를 받고 있다. 당장 서울특별시장(葬) 5일장을 취소해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10일 오후 2시 기준 약 830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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