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에 막힌 집회 권리 “목소시 낼 수 있는 공간 필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회 금지 규탄 기자회견
“방역 위한 노력 계속… 무조건적인 집회 금지 아닌 외칠 권리 보장해야”

김동길 기자 승인 2020.07.02 14:19 의견 0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및 시민단체 회원 등이 2일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회 금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규모 집회는 서울시와 시민사회단체 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시는 서울역광장, 서울광장, 청계광장, 광화문광장, 효자동삼거리 신문로 및 주변인도, 종로 1가 도로 및 주변 인도에서의 집회를 전면 금지한 바 있다. 서울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감염병예방법 제49조에 근거해 조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거리두기는 지켜졌지만 권리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지켜지지 않았다. 코로나 창궐로 생존위기를 이야기한 노동자들은 불법집회 개최 혐의로 소환장을 받게 됐다. 장애인, 청년들의 집회 역시 금지돼 그 어느 곳에서 목소리를 내세우지 못했다. 광화문 마사회 문중원 기수 추모 농성장,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의 농성장 또한 하루아침에 강제철거 당했다. 이들에겐 감염병보다 무분별한 집회금지가 더 큰 죽음의 그림자로 다가온 셈이다. 

금지된 집회는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일 서울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오는 4일 여의도공원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대규모 집회에 대해 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치료비, 방역비 등 손해배상액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와 구두, 유선 등을 통해서 여러 차례 협조 요청을 드린 바 있다. 지난달 30일 공문을 통해서 철저한 방역지침 하달, 기저질환과 발열증상 인원 참여 불가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집회규모 또한 축소할 용의가 있다는 것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 및 시민단체 회원 등이 2일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회 금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을 비롯해 공권력감시대응팀,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 청년사회주의자모임, 코로나19 비정규직 긴급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회 금지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가자들은 현수막 인간띠잇기 퍼포먼스를 보이며 집회 금지 규탄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참가자들 사이 거리는 다소 떨어졌지만 서로 맞잡은 현수막 사이로 굳은 의지가 피어나왔다. 무심코 지나쳤을법한 시민들도 강한 인상이 남았는지 발걸음을 멈추고 현수막 퍼포먼스를 바라보았다.

시민단체들은 “지금 정부와 지자체가 해야 할 것은 무조건적인 집회 금지가 아니다. 시민들이 안전하게 집회·시위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의 공통된 주장은 하나였다. 방역과 집회를 무기한 금지해야 하는 것이 아닌, 서로의 안전을 지키며 외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미 방역과 함께 일상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모두가 하고 있다. 여기서 헌법상 보장돼야 할 기본적 권리인 집회가 예외가 될 이유는 없다”며 “오히려 코로나19로 사회의 차별적 구조가 드러나고 있다. 이럴수록 차별과 낙인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될 권리가 더욱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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