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 찬사 뒤 찜통 현장… 학교 급식실·청소노동자 폭염 대책 無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전지부 “알맹이 없는 고용 노동부 지침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
노동자 안전 대책 마련·급식실 폭염대책 마련·휴게시간 보장 등 촉구

김동길 기자 승인 2020.06.30 17:54 의견 0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전지부는 30일 대전광역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청소노동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전지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코로나19 감염 위험 속에서 불안해하며 감염병 예방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작 주변에 있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폭염 대책은 그 어디에도 없을뿐더러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폭염 대책은 마련조차 돼 있지 않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전지부(이하 대전지부)는 30일 대전광역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악의 더위가 예상되는 올여름, 학교 폭염 대책 제대로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대전지부는 학교 급실실과 청소노동자들의 노동환경 대책 없이는 건강한 학교가 있을 수 없다며 △노동자 안전 대책 마련 △급식실 폭염대책 마련 △휴게시간 보장 △급식·청소 노동자 배치기준 마련 △노동환경 점검 및 개선 등을 요구했다. 

대전지부는 “급식실 노동자들은 화기 앞에서 비닐 소재의 작업복을 입고 조리를 한다.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숨이 막히는 조리실에서 마스크까지 쓰고 일을 해야 한다. 더군다나 소독 및 방역 업무까지 해야 하고, 거리두기 때문에 길어진 배식시간으로 노동 강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실제 전국교육공무직본부에서 전국 학교급식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교급식실 코로나19 방역 및 폭염 상황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79%의 노동자들이 배식 업무 시간이 평소에 비해 1.5에서 3배까지 길어졌다고 응답했다. 79.4%의 노동자들은 소독 및 방역 업무를 직접 하고 있는 탓에 노동 강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노동강도, 폭염, 방역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는 급식실 노동자들이지만 교육부와 전국 교육청은 코로나19로 발생한 업무 지침만 내릴 뿐 폭염에 대한 대책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냉방과 환기 시설의 개선, 화기를 줄일 수 있는 조리 설비, 배치 기준을 조정해 인력을 충원할 것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청이 내놓은 답은 30분마다 교대를 하라는 것이었다.

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교육청이 건물의 크기, 화장실 및 변기의 개수 등에 상관없이 실제 운영되는 학급수를 기준으로 배치한 까닭에 청소노동자 1명이 3~5시간 안에 모든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다.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일부 학교는 체육관, 강당까지 청소하도록 지시한다고 전해졌다. 

대전지부는 “냉방기가 갖춰진 제대로 된 휴게실도 없다. 화장실이나 창고, 계단에서 잠깐 앉아서 쉬는 게 부지기수이다”라며 “급식노동자, 청소 노동자들처럼 온열질환에 노출된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알맹이 없는 고용 노동부의 지침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노동자들이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최악의 더위가 예상되는 여름이 시작됐다. 냉방기가 갖춰진 휴게실과 땀을 씻을 수 있는 샤워실이 반드시 제공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합리적인 배치기준을 마련하고 근로시간을 상향해 충분한 휴게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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