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재택, 직원은 현장근무 … 세금탈루·전기화재 감축 등 내부 폭로 나와

박규리 기자 승인 2020.05.26 19:10 | 최종 수정 2020.05.26 19:29 의견 0
사진=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에서 매해 700~800억원 이상의 세금을 탈루하고 있다는 직원의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25일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수백억대 세금탈루 공공기관 공익제보합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한국전기안전공사의 부정·부패 문제가 낱낱이 파헤쳐졌고, 26일 오후 6시 기준 댓글에는 '와드'의 뜻인 ‘ㅇㄷ’가 900개 이상 달렸다.

해당 글에 따르면 한국전기안전공사가 젊은 직원들을 뽑아 사기꾼에 가까운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다. 전기화재 감축을 위해 소방서에 찾아가 다른 화재로 돌려달라고 구걸하거나 개인 사비로 음료수 및 식사 대접을 하며 소방서와 유착관계를 형성한다고 털어놨다. 또 위험한 전기를 다루는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신입직원이 입사하면 교육도 없이 바로 현장 배치를 한다고 말했다. 

세금탈루에 관련해서는 “전기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기관이라고 하는데, 실상은 전혀 관계없는 업무를 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각 호수당 점검비용은 약 8300원이다. 회사는 점검원 1인단 생산성 금액을 8000만원에서 최대 1억씩 책정해 인력을 산정한다. 800명의 점검원이 이 업무로 1년에 받아오는 기금은 매해 700~800억이지만, 정작 과다한 업무량으로 전기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업무를 절대 하지 못한다는 게 직원들의 주장이다.

사진=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 게시판 캡처

특히 점검부 직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여실히 드러났다. 직업적 특성상 다세대 다가구 주택을 방문해야 하는데, 주거침입죄로 신고를 당해도 이들을 위한 법적보호는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았다. 각 호수를 방문하지 않고 바깥의 계량기를 누설전류계로 측정하고 끝내는 시스템이 있지만, 이 비율이 높으면 감사대상이 돼 직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주택을 방문하고 있다. 

주차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현장 직원에게 회사 차량을 지원해 주지 않았고, 주차비 지원 역시 없었다. 신입 직원들은 입사와 동시에 차량 구입으로 천만원 이상을 빚졌으며, 매해 보험금, 유류비, 차량감가비 등으로 손해를 봤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사측의 갑질은 계속 됐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도 직원들은 사지에 내몰린 채 업무를 봐야 하는 반면 사장은 재택근무를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로당이 폐쇄된 상태인데, 5월 말까지 경로당 진단을 끝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국민 개인정보 유출, 무임금 노동, 강제적 2차 공제 등 문제가 되는 부분을 폭로했다.

사진=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 게시판 캡처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들은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이 실적 때문에 매달 없는 부적합을 만들어내라 하고 멀쩡한 차단기도 거짓말 쳐서 억지로라도 갈아줘야 한다고 말한다”며 “현장 여건은 생각도 하지 않고 탁상 앞에서 공문 하나 써서 내려 보내면 그대로 행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본사 간부들은 반드시 물갈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전기안전공사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아직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현재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파악하지 못했다. 사실인 부분도 올라올 수 있지만 블라인드 앱 특성상 허위내용이 있을 수 있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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