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울부짖는 은행권 취업준비생들…“내 인생은 어떡하나요?”

우리, 신한, 기업은행 올해 채용 계획 ‘깜깜무소식’
신한, 하나은행 올해 상반기 채용 ‘안 한다’
취업준비생들, 좌절의 늪 빠져…

조현지 기자(금융IT분야 출입) 승인 2020.03.27 15:03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의 채용 일정이 연이어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도 상반기 채용 계획이 미뤄지거나 취소되고 있다. 은행에 취업하기 위해 몇 년을 갈고 닦은 수험생들은 나락에 빠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면접 전형 일정은 물론이고 필기시험마저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필기시험을 진행한 농협은행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면접을 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아 이를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이 면접 채용을 쉽사리 진행하지 못 하는 이유는 밀폐된 시험장소와 수험생의 수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필기시험과 면접 모두 한 번에 수천 명이 모여 간격을 확보하는 데 무리가 있다”며 “특히 은행권 필기시험은 학교에서 이뤄지는데, 현재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장소를 대행해 주는 학교가 모두 문을 열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는 은행권 채용시험의 경우 여러 시험을 거친 뒤 3~4개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하반기 채용 기간과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인력 수급 상황,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은행들이 하반기에 채용 인원을 배로 늘릴 수도 없는 상황. 오랜 기간 은행 취업을 준비해 온 수험생들은 울상이다.

졸업생A씨(26)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은행 취업 전선에 뛰어들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 4학년 내내 경제 상식과 금융 공부를 열심히 했다”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때문에 은행권 채용 일정이 줄어 속상하다. 앞날이 까마득하다”고 걱정했다.

또한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B씨(20)는 “중학교 때부터 하루라도 빨리 은행에 취업하는 게 꿈이었다. 고졸 전형으로 은행에 입사하기 위해 실업계 고등학교에 갔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다”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채용 일정이 아직 나오지 않아 허탈한 기분뿐이다”고 토로했다.

올해 은행취업을 아예 포기한 취업생도 있었다. 취업준비생C씨는 “상반기 채용이 미뤄져서 속상하다. 하반기에 인파가 몰릴 것을 생각하니 은행 취업을 사실상 반포기한 상태다”며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길도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미워서 화병이 날 지경”이라고 분노했다.

현재 우리은행을 비롯한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이 은행채용을 올스톱하고 계획조차 내놓고 있지 않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하반기 채용만 하기로 했다.

취업준비생들은 코로나19로 생긴 취업 공백을 아르바이트로 메꾸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1년간 취업을 준비한 취업준비생D씨(25)는 “나이는 먹어가는데 취업은 막막하고 하는 수 없이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있다”며 “주변에 친구들도 취업 공백을 막기 위해 대다수가 알바(아르바이트)인생을 택하고 있다. 그런데 최저시급 인상으로 안 그래도 줄은 알바 채용이 코로나19로 경기가 침체한 탓에 더 줄었다. 못하는 애들도 많아 백수의 삶을 보내는 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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