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경계선 한화손보, 이번엔 초등학생 상대로…

조현지 기자(금융IT분야 출입) 승인 2020.03.25 15:03 의견 0
사진=픽사베이

“낙동강 오리알” 한화손해보험의 상황이다.

청원까지 올라온 고아 초등학생 소송 사건을 일으킨 보험사가 한화손해보험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한화손보에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신뢰도는 낭떠러지로 떨어진 모양새다. 보험권에서 한화손보의 경쟁력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도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분노한 대중… 하루 새 청원 참여인원 16만1429명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25일 진상이 밝혀졌다. 청원에서 궁금해 하던 보험사는 ‘한화손해보험’이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청원 동의 16만1429명을 달성했다. 

청원인은 “고아인 08년생 초등학생 상대로 돈 계산하는 보험사가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지난 2014년 초등학생 A군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세상과 이별했다. A군의 베트남인 어머니는 오래전 베트남으로 출국해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아버지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은 베트남 어머니와 A군에 6대4 비율로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머니 행방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한화손보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화손보는 5년도 넘은 이 사건에 대해 초등학생에게 돈을 받고자 했다”며 “사고 당시 상대 차량의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보험사가 쓴 돈이 있는데, 그 가운데 절반인 3000만원 가량이 대상이다”라고 전했다.

또 “심지어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까지 얹어서 내라는 식의 이행 권고 결정도 내렸다”며 “초등학생이 14일 내로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꼼짝없이 보험사에 돈을 지급하게 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보험사는 처음부터 A군의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돈을 쥐고 초등학생 상대로 소송을 걸다니, 상식적이지 않다”고 호소했다.

한화손해보험 로고

◇안 그래도 나빠진 한화손해보험의 신뢰도, ‘불난 집 부채질’ 꼴

현재 예·적금 금리와 비교해도, 연 12%라는 숫자는 굉장히 과도한 수치다. 한화손보가 자신들 이익을 위해 힘없는 초등학생을 돈벌이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한화손보가 저조한 실적에 비양심적인 행위도 주저 없이 저질렀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한화손보는 지난 20일 나이스신용평가로(이하 나신평)부터 장기신용등급도 하향 조정 받았다. 당초 ‘안정적’이었던 한화손보 등급 전망은 이날 이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나신평은 “한화손해보험은 적자 폭도 확대되고 자산 운용수익률도 하락했다”며 “앞으로 수익성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이번 결정을 단행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한화손보 지난해 당기순손실 ‘암울’

실제 한화손보는 지난해 61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6년 만에 적자 전환한 것으로 업계에서 한화손보는 신뢰도가 사실상 바닥이 돼 가고 있었다. 물론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으로 모든 보험 업권 실적이 감소했지만, 한화손보의 경우 도가 지나쳤다는 평가다. 특히 한화손보 투자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1%나 감소했다. ROE(자기자본이익률)도 적자다. ROE는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낮을 경우 해당 회사가 불황이라는 뜻이다.

이 와중에 초등학생을 상대로 비인간적 행위를 한다는 여론이 생성됐다. 안 그래도 낮은 한화손보 신뢰도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보험과 은행 등 금융사는 신뢰도를 먹고 사는 업종이다. 한화손보가 신뢰도를 다시 회복하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이 이슈화되자, 강성수 한화손보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아래는 한화손해보험 사과문 전문이다.

◇사 과 문

먼저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논란이 된 교통사고는 2014년 6월 경 발생한 쌍방과실 사고입니다. 당사의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와 미성년 자녀의 아버지인 오토바이 운전자간 사고였습니다. 당사는 사망보험금을 법정 비율에 따라 2015년 10월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고모)에게 지급하였습니다. 다만, 사고 상대방(미성년 자녀의 아버지)이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기에 당시 사고로 부상한 제3의 피해자(차량 동승인)에게 2019년 11월 당사는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구상금 변제를 요청했습니다.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나,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이 확인되어 회사는 소송을 취하하였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당사는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를 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입니다.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되고 절차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미성년 자녀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여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 드리며, 보다 나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화손해보험주식회사 대표 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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