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D-3, 명절과 로또당첨번호

명절 연휴에 늘어나는 로또 판매량
로또보다 소중한 것

김혜민 기자 승인 2021.09.15 13:59 의견 0
로또. 사진=동행복권

추석이나 설날 등 명절 연휴를 앞두고 로또(Lotto)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다. 주변 사람에게 명절을 맞아 복권을 선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행운을 거머쥐길 기원하는 마음에서다. 혹시 조상님이 내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실까 하는 기대감도 이유를 더 한다. 해마다 명절에 로또 판매량이 증가하는 현상은 이런 마음들을 담고 있다.

■ 역대 최대치 기록한 복권 판매량

지난해 복권 판매량이 2002년 로또 판매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 일평균 판매량은 1297만8093건, 일평균 판매액은 130억원이다. 이는 15년 만에 역대 최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로또 당첨에 희망을 거는 사람이 늘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올해 역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공고한 ‘2021 상반기 복권 및 복권기금 관련 정보공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복권 판매액은 역대 최대인 2조9392억원 수준이다. 전체 판매액 중 85%가 로또 판매액에 해당한다.

■ 1/814만 확률에도…로또 구매 증가 이유

사람들이 로또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로또 당첨 확률은 814만분 의 1, 퍼센티지로 따지면 0.0000123% 수준으로 흔히들 번개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희박한 확률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하는 데에는 여러 사연이 존재할 것이다.

부동산이 재산 형성과 축적의 주요 수단이 된 시대에 아무리 일하고 모아도 집 한 채 장만하기 어렵고, 저축은커녕 돈을 벌어도 통장 잔고는 제자리인 사람들이 기댈 곳은 결국 로또 당첨뿐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소득 양극화와 빈부 격차가 주는 경제적 불안감이 로또 구매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득 증가에 대한 기대보다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이 늘었다. 여기에는 로또에 당첨되지 않는 한 현재 삶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인식이 뒤따른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황이 복권 판매율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또. 뉴스클레임DB


■ 설날‧추석 연휴에 판매량 증가, 당첨금도 커진다?

추석이나 설날, 연말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때에 로또 판매량은 비공식적으로 크게 상승한다.

특히 이동이 많은 터미널이나 기차역 앞 로또 판매점은 복권을 구매하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고향으로 향하는 길 설렘을 더하고, 가족‧친지들과 모여 당첨번호를 맞춰 보는 재미까지 있으니 너도, 나도 한 장씩 구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명절 연휴 주간 판매량은 앞뒤 회차 판매량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총판매 금액을 통해 살펴보면 올 2월 설 연휴와 맞물린 950회 로또는 총 1088억7071만4000원어치가 팔렸다. 949회보다 약 83억원, 다음 회차인 951회보다 59억원 많이 팔린 셈이다.

지난해 설날과 추석에도 연휴에 낀 회차의 총판매 금액이 높았다. 2020년 1월 설 연휴에 판매된 895회차 판매 금액은 969억6225만5000원이다. 894회 884억원대, 896회 904억원대에 비해 각각 85억원, 65억원 더 팔렸다. 같은 해 추석에는 956억원대 판매고를 올렸다.

고액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문에 명절에 로또 판매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보장된 사실은 아니다.

구매 수요가 늘면서 당첨 금액 역시 커진다. 평소보다 많은 양이 팔리니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1등이 수령하는 당첨 금액이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당첨자가 여럿이 나올수록 나눠 지급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2020년 설날(895회) 1등 등위별 총 당첨금액은 231억원대로, 896회 213억원대보다 18억원 높았지만, 당첨자가 12명이나 나오면서 세전 기준 1인당 19억을 수령했다. 896회에는 7명이 당첨돼 30억원씩 나눠 갖게 됐다.

■ 과도한 지출, 사기 피해 조심해야

새해나 명절 소원을 주제로 진행되는 설문 조사에서 ‘로또 1등 당첨’은 항상 상위에 꼽힌다. 품 안의 로또만으로 당첨이 되는 행복한 상상에 일주일을 보내는 일은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위안을 준다.

그러나 당첨되지 않았다고 우울해하거나 과도한 지출로 이어지는 일은 위험하다.

복권 수탁사업자 동행복권은 건전한 복권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복권 역시 올바르고 적절한 계획에 따라 구매한다면 일상의 활력소가 되는 건강한 레저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의 열망을 악용하는 사기 업체도 조심해야 한다.

로또 예상 당첨 번호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가입비 수십만 원을 받거나 위조한 가짜 1등 로또 당첨 번호 용지로 광고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기 업체가 활개를 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조한 로또복권을 게시하는 등 허위, 과장 광고를 한 온라인 로또 당첨 번호 예측 사이트 등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동행복권 역시 “로또 당첨 번호의 경우 무작위로 정해져, 연구해서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사기 업체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 코로나 시대, 로또보다 소중한 것

사흘 뒤인 18일부터는 주말을 포함한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코로나19 이후 두 번째 맞이하는 추석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명절 모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네 자릿수 확진자에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나온다. 낙심한 가운데서도 모처럼의 긴 휴일은 반가움을 안기기도 한다.

1년에 두 번뿐인 명절에도 고향 집 방문이 어려워지면서 만남 대신 선물로 마음을 나누는 이들도 있고, 가족들끼리 집에서 식사만 하는 소소한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로또를 구매하거나 선물해 행운을 기대하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 되지만, 큰 기쁨은 코로나19 종식으로 그리운 얼굴을 만나는 일일 것이다.

마스크로 저마다 얼굴을 가리고, 지나가는 이들 옷깃만 스쳐도 조심스러운 시기에 가장 그리운 건 사람의 온기다.

반강제적 단절을 요구하는 감염병 사태 앞에 불안정한 일상의 탈출구는 어쩌면 로또가 아니라 가족의 따스한 온기와 밝은 웃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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