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현실]① “그 곳에선 돈 걱정 없이 사시길”

<뉴스클레임 긴급 기획> 소상공인들,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현실

김동길 기자 승인 2021.09.14 16:23 의견 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전쟁 속 소상공인의 출구가 사라졌다. 이들에겐 장기간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 제재에 대한 분노만 남았다. 내년에도 희망을 되찾을 수 없을 거라는 우울함에 빠져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는 소상공인들. <뉴스클레임>은 살기 위해 죽음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들여다보았다. 편집자·주

감염병 사태 이후 일상 생활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손님을 조금이라도 더 끌기 위해 홍보물을 나누던 가게 앞에는 ‘임대’, ‘당분간 영업 중지합니다’ 등의 문구가 자리하고 있다.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들은 그나마 살만하다. 다만 가게 주변을 둘러싸던 긴 인파는 배달 라이더, 오토바이로 바꿔졌다.

생계형 자영업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차라리 IMF 때가 더 나았다는 하소연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조그마한 희망을 가지고 뭐라도 해보려고 하면, 정부에선 거리두기 연장 소식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더 이상 돈이 나올 구석도 없는데, 무섭게 몸집을 불리는 빚과 임대료도 주된 원인이다.

출입통제선이 설치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맥주집 입구에 14일 국화꽃다발과 추모 메시지가 놓여 있다. 사진=김동길 기자

이 가운데 또 한 명의 자영업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7일 서울 마포구에서 벌어진 일이다.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 A씨가 코로나19로 경영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세상을 등졌다.

A씨는 세상을 떠나기 전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살고 있던 원룸을 뺐고, 모자란 돈은 지인들에게 빌려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단골손님, 사람들로 붐비던 A씨의 가게 앞은 추모 발걸음이 대신 했다. 자물쇠로 굳게 닫힌 문에는 ‘안타깝습니다. 그저 미안할 따름입니다’, ‘어떤 마음이셨을지 상상도 하기 어렵습니다. 부디 편히 쉬시길’, ‘마지막 순간까지 더 어려운 이웃을 걱정하신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천국 가셔서 돈 걱정 없이 사세요’라고 적힌 메모만이 붙어 있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진 후 비슷한 처지에 놓인 자영업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A씨의 죽음은 전국 곳곳의 소상공인의 죽음이 될 수 있다”, “지금도 많은 소상공인이 죽어가고 있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등의 하소연이 나온다.

소상공인 단체들은 정부의 영업시간, 인원 제한 등 방역지침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규제완화를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현재의 방역 정책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게 입증된 만큼 정부는 위드(with) 코로나로 방역정책을 전환해 소상공인들에게 영업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은 66조가 넘는 빚을 떠안았다. 하루 평균 1000여개 매장이 폐업하고 있는 상황에 코로나 영업제한으로 이제는 버티다 못한 소상공인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마포 50대 소상공인의 죽음으로도 봤듯이 정부는 소상공인에 대한 영업 제한을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홍 자영업비대위 공동대표는 “단계적 방역 완화와 궁극적으로 조속한 시간 내에 전 소상공인 업종에 영업제한을 철폐해야 한다”며 “영업시간 제한, 인원 제한 중심의 현 거리두기 방역 지침을 즉각 철회하고 위중증 환자 관리 위주로 개인과 업소의 자율적인 방역 책임성을 강화하는 책임 방역으로 방역 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출입통제선이 설치된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맥주집 입구에 14일 국화꽃다발과 추모 메시지가 놓여 있다. 사진=김동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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