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이재 사진=유튜브 '웨이랜드' 캡처
허이재 사진=유튜브 '웨이랜드' 캡처

배우 허이재가 유튜브 방송을 통해 동료 배우의 폭언과 갑질을 폭로해 화제에 오른 가운데, 해당 배우 신상을 찾는 추측성 글이 난무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허이재가 나서 마녀사냥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일방적 주장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 비난의 화살로 바뀐 모양새다.

13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허이재와 함께 작품 활동을 한 배우들이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허이재가 언급한 배우를 특정해 악성댓글을 남기고 있다.

허이재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웨이랜드’에 출연했다. 웨이랜드는 크레용팝 출신 가수 겸 배우 웨이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두 사람은 과거 드라마에 함께 출연해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이재는 이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섰다. 그는 데뷔 이야기부터 배우를 그만두고 싶었던 순간, 은퇴 계기 등을 털어놨다. 웨이가 아이돌 출신 배우로서 힘들었던 때를 언급하자, 허이재는 “연기는 사랑하지만, 연기 외적으로 사회생활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연예계 생활하면서 (아부 같은 것들) 끝까지 안 했더니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과거 활동 당시 겪었던 일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머리채를 잡히고 뺨을 맞는 장면을 연기할 때 상대 배우가 쉬는 시간에도 감정선 유지를 위해 머리채를 잡고 있었고, 커다란 왕반지를 끼고 뺨을 때렸다고 주장했다.

또 “방송에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의 이야기도 있다. 근데 그분이 유부남이셔서 말하면 가정이 파탄 날 것 같다. 갑자기 용기가 생겼다. 이야기하겠다. 억울해서 안 되겠다”라며 잠자리를 요구한 남자 배우를 폭로했다.

허이재는 “지금 결혼해서 잘살고 있다는 유부남 배우가 결정적인 은퇴 계기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남자 배우를 두고 “작품 초기에는 잘해줬다. 그러다가 ‘이재야 너는 왜 오빠한테 쉬는 날 연락을 안 하냐’고 물어보더라. 촬영 때라 거의 매일 보는데 당시에는 순수해서 ‘오빠 우리 매일 만나고 있고 24시간 중 20시간을 보는데 연락할 시간이 없지 않냐’고 답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남녀 사이에 연인 사이 같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냐. 같이 자야 한다. 근데 너는 그러기 싫지?’라고 묻더라. 싫다고 답했더니 욕설을 하며 물건을 집어 던졌다”고 밝혔다.

허이재는 당시 작품 감독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남자 배우가 촬영장에서 욕설하는 등 행동을 보이자 감독이 불러 “‘걔는 너를 성적으로 보고 있는데 네가 안 넘어오니까 강압적으로 무섭게라도 너를 넘어뜨리려고 한 것 같아’라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후 남자 배우가 매일 촬영장에서 만날 때마다 욕설했다는 게 허이재의 설명이다.

이를 들은 웨이가 “그분 아직 활동하고 계시냐”고 묻자, 허이재는 “활동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상 속 웨이는 “누군지 들었다. 너무 충격이다”라고 말했고, ‘도대체 누굴까’,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자막이 나오며 보는 이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되자, 수많은 시청자가 쏠렸다. 이 영상은 13일 오후 2시 기준 조회 수 51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다수 시청자는 댓글을 통해 허이재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러면서 갑질한 선배 배우와 잠자리를 요구한 남자 배우 신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허이재와 작품 활동을 함께한 배우들을 추적해 나열하는가 하면 실명을 언급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주어 없는 허이재 발언은 신상 털기와 헐뜯기가 예견된 폭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장 많이 언급된 배우는 오지호였다. 오지호는 허이재와 2008년 방영된 KBS2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오지호 팬들은 사실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만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성명문을 발표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디시인사이드 남자 연예인 갤러리 측은 “현재 배우 오지호에 대한 무분별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어 너무나도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기에 공식 성명문을 발표한다”라며 “누구나 볼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서 영상, 게시글 또는 댓글 등을 통하여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하거나 사람의 명예를 훼손해 피해 당사자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 심각한 범죄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허위의 사실을 생성하여 전파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이 생성한 허위사실을 동영상, 게시물 등으로 유포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로서 형사처벌의 대상”이라며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여 배우 오지호의 명예를 훼손하고 심각한 욕설과 모욕적인 발언으로 한 남성의 인격을 말살하는 자들의 범죄행위를 끝까지 추적하고, 지속적으로 감시하여 그 어떠한 선처나 관용 없이 형사고소,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황이 커지자 허이재는 유튜브 해당 영상 댓글을 통해 “누군가를 저격해 공격하기 위한 제작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두려운 마음으로 댓글을 다 읽어봤는데 읽면서 오히려 힐링이 되었다. 정말 감사하다”라며 “오랜 시간 은퇴 계기가 된 일이 저에게 큰 트라우마로 남고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괴로워했었는데 나이를 하루하루 먹다 보니 그때로 돌아간다면 울면서 서 있기만 하는 게 아니라 용기 내서 대들어 볼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명 당시에 저의 부족함도 있었을 거다. 하지만 단연코 후배로 예의 없을 만한 일만큼은 한 적 없다고 자부한다. 다만 누군가를 저격해서 공격하기 위한 제작 의도가 아니기 때문에 마녀사냥은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허이재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 반대에는 부정적 시각도 나온다.

조회 수로 이윤을 챙기는 유튜브 구조 상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고, 이번 폭로 역시 진정성에 의구심이 든다는 게 일부 네티즌 의견이다.

이번 폭로 영상을 물꼬 삼아 유튜브 데뷔를 예고한 것도 부정적인 눈초리를 보내게 했다.

허이재는 “웨이를 통해 유튜브를 해보니 너무 즐겁더라. 저도 여러 가지 재밌거나 별의미 없거나 어이없거나 즐겁거나 유용한 컨텐츠로 돌아올 것”이라며 유튜브 활동을 예고했다.

유튜브를 통한 폭로는 앞서 여러 차례 문제를 낳았다.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주장을 할 경우, 법적 문제를 야기할 뿐 아니라 특정인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이런 폭로 역시 하나의 영상 콘텐츠로 쉽게 소비한다는 점도 심각성을 더한다. 폭로에서 이어지는 신상 털이는 허위 사실 유포로 직결되며 엉뚱한 피해자를 낳기도 한다. 온라인 특성상 잘못된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기도 하고, 이를 바로잡는 것 또한 쉽지 않다.

한편 허이재는 지난 2007년 MBC 드라마 ‘궁S’로 데뷔했다. 영화 ‘비열한 거리’, ‘해바라기’, ‘하늘을 걷는 소년’, ‘걸프렌즈’, 드라마 ‘싱글파파는 열애중’, ‘당신은 선물’ 등에 출연했다.

2011년 그룹 에이프리즘 보컬 출신 이승우와 결혼, 5년 만에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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