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지하철노조협의회 “양방향 전기 집진기 공사 즉각 중단해야”

9일 환기구 공사 도중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의 지하철 6호선 공덕역. 사진=김동길 기자
9일 환기구 공사 도중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서울 마포구의 지하철 6호선 공덕역. 사진=김동길 기자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전국 지하철역 환기구에서 진행 중인 양방향 전기 집진기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다.

협의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9일 27세의 한 청년 노동자가 생을 달리했다. 유족들의 마음은 어떨지 가능하기조차 힘들다.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23분쯤 서울 지하철 6호선 공덕역 인근 지하철 환풍구에서 방호문을 설치하던 20대 노동자 A씨가 약 9m 높이의 환풍구 아래로 추락했다. A씨는 호흡과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협의회 측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특별한 안전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상태에서 1x1.5m 사이즈, 120kg 그레이팅을 단 두 명의 작업자가 맨손으로 들어 올리려다가 균형을 잃고 환기구 밑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협의회는 “이 공사는 정부가 거액의 세금을 들여 ㈜리트코가 전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문제는 규모가 큰 전국적 공사를 리트코는 안전에 대한 충분한 투자 없이 진행하다가 이번과 같은 참사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업은 100인 규모의 환경오염 관련 기계 설비 개발사이자 제조사일 뿐, 여러 하청업체와 문어발식 계약을 통해 전국에서 같은 공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협의회 측의 입장이다.

협의회는 “이 사고는 대대적 예산지원에도 불구하고 지체된 사업의 간극을 메꿔 비용 절감과 이윤 추구를 위해 안전을 팽개친 결과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리트코가 진행하고 있는 전국 지하철역에 대한 양방향 전기 집진기 설치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안전에 대한 전수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공사와 공사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계약 관계는 물론 안전에 대한 충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 당연히 공덕역 참사의 진상 파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책임과 처벌이 이뤄져야만 이 사회에서 같은 사고의 재발을 막고 안전 사회로 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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