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하셨습니까?” 안경덕 고용노동부장관을 향해 던져진 날카로운 질문이다.

지난해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이 다 돼가고 있다. 비대면 생활이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업계는 최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항공·공항·여행·관광·면세점 등은 그야말로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 사태 속 고용유지지원금은 벼랑 끝에 내몰린 노동자들의 유일한 버팀목이 됐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시적 경영난으로 고용위기를 겪는 사업주가 휴업·휴직을 실시하고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을 지급한 경우 최대 90%(기업부담 10%)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항공업과 여행업 등 15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속한 사업장이 대상으로, 지원금 지급 기간엔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을 못 하도록 했다.

그러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이 오는 30일 종료되면서 노동자들은 또 다시 공포와 불안에 휩싸이게 됐다.

9일 ‘코로나19 고용위기 노동자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마이크를 잡은 송민섭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라도, 코로나19 종식될 때까지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민섭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은 “지난 5월과 6월, 고용노동부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이렇게 말했다. ‘3개월이 지나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비행기가 제대로 뜰 것인가. 그렇게 안 될 거 같은데 3개월씩 나눠서 결정하는 건 노동자들 피를 말리는 것 아니냐. 차라리 6개월 연장해서 고용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그러나 3개월 만에 똑같은 상황, 똑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을 향한 날카로운 일침도 이어졌다. 지난 6월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조치에 대해 “코로나19로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특별고용지원 업종의 고용안정에 기여하길 바라며 앞으로도 고용상황에 대한 심층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고용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송민섭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은 “정말로 모니터링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느끼기에도 항공업계 상황은 지난 6월과 비교해서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고.

그는 “정부는 코로나19 회복을 기정사실화하고 고용지원을 줄이는 내년 예산안을 국회로 보냈다. 그러나 감염병 사태가 종료되기는커녕 델타 변이 등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며 “지금은 지원을 줄이는 게 아닌 더욱 확대시켜야 할 때다. 정부는 코로나19 종료 시까지 고용유지지원 기간 연장과 더불어 추가적인 고용지원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진행된 ‘코로나19 고용위기 노동자 대책 촉구 기자회견’ 발언 중인 송민섭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 사진=김동길 기자
9일 진행된 ‘코로나19 고용위기 노동자 대책 촉구 기자회견’ 발언 중인 송민섭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장. 사진=김동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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