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열다섯 번째 절기, 백로였는데요. 백로는 가을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립니다. 한낮에는 아직 조금 덥지만,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에 가을이 왔음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데요. 가을이 오면 이유 없이 기분이 처지기도 하고 살랑대는 바람에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죠. 여행 가방을 챙겨볼까 싶다가도 코로나19란 놈이 발목을 붙잡아 마음을 내려놓곤 합니다. 대신 이런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가을밤과 잘 어울리는 음악 한 곡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바로 미국 싱어송라이터 빌리 조엘(Billy Joel) 곡 ‘피아노 맨(Piano man)’입니다.
■빌리 조엘의 탄생
빌리 조엘은 1949년 뮤지컬 가수 어머니와 엔지니어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미국 동부 해안 롱 아일랜드에서 어린 날을 보냈지요. 세 살 때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전설처럼 전해집니다.
음악과 함께한 유년 시절을 보낸 빌리 조엘은 돌연 아마추어 복서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복싱에도 상당한 실력을 보였지만 부상을 입고 그만두게 됩니다.
돌고 돌아 빌리 조엘은 본격적으로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는 클럽을 전전하며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시작하죠. 그러다 콜롬비아 레코드사 관계자 눈에 띄게 됩니다. 레코드사는 빌리 조엘에게 계약을 제안하고 그렇게 1971년 1집 앨범 ‘콜드 스프링 하버(Cold Spring Harbor)’로 데뷔합니다.
하지만 첫 앨범은 대중의 관심을 얻지 못했다고 해요. 그럼에도 빌리 조엘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시 음악 공부에 매진한 그는 1973년 ‘피아노 맨’을 들고 세상에 나타납니다. 우리가 아는 바로 그 ‘피아노 맨’이 이때 탄생하게 됩니다.
대중의 외면이 빌리 조엘에겐 오히려 값진 시간이 된 셈이죠.
‘피아노 맨’은 발표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고, 단숨에 빌리 조엘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됩니다.
빌리 조엘은 그렇게 미국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을 펼치는 등 화려한 진짜 데뷔를 합니다.
이후 발매한 두 번째 앨범 ‘스트리트라이프 세레나데(Streetlife Serenade)’는 호응을 얻지 못하였지만 빌리 조엘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계속 앨범을 내놓습니다. 1977년 앨범 ‘더 스트레인저(The Stranger)’가 1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등 히트를 칩니다. 로큰롤 열풍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요. 우리가 잘 아는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 ‘무빈 아웃(Movin’ Out)’도 이 앨범에 수록된 곡들입니다.
이듬해 ‘어니스티(Honesty)’ 등이 담긴 앨범 ‘52번가 스트리트(52nd Street)’로 빌리 조엘은 그래미어워드 최우수 앨범상, 최우수 팝 남성 보컬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그래미상을 다섯 차례나 수상한 그는 총 15장 앨범 발매, 1억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냈습니다. 한국 나이로 올해 73세인 빌리 조엘은 명실상부 팝의 황제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 빌리 조엘과 ‘피아노 맨’
빌리 조엘 음악은 대부분 자작곡입니다. 그렇기에 노래 안에 그의 감정이 오롯이 담겨있다는 점이 특징이지요. 한 편의 시 같은 가사와 유려한 멜로디가 어우러져 듣는 이로 하여금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피아노 맨’ 역시 그렇습니다. 피아노와 하모니카 소리로 시작하는 ‘피아노 맨’은 빌리 조엘의 상징과도 같은 곡이죠.
토요일 밤 삼삼오오 모인 바(BAR)의 풍경이 음악을 듣는 동안 눈앞에 그려지는 듯합니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 손가락이 절로 까딱이네요.
저마다 사연을 지닌 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모습이 한가로우면서도 애잔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곡은 진토닉을 마시는 한 노인이 피아노 맨에게 말을 걸며 시작합니다.
“추억 한 소절을 불러줄 수 있겠나?”
조금 더 외롭고, 쓸쓸하게 느껴지는 가을입니다.
그럼에도 머리칼을 흩뜨리는 가을바람 장난에 웃음 짓고, 마음을 울리는 음악에 위로받으며, 아주 잠깐인 이 좋은 계절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영상=빌리 조엘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속 음악과 함께 '피아노 맨' 가사를 감상하세요!
It’s nine o’clock on a Saturday 어느 토요일 밤 9시
The regular crowd shuffles in 단골손님들이 무리 지어 들어오고
There’s an old man sitting next to me 내 옆에 앉아 있는 노인이
Making love to his tonic and gin 진토닉을 즐기면서
He says, 이렇게 말하지
Son, can you play me a memory 이봐, 추억을 노래해 줄 수 있나
I’m not really sure how it goes 어떤 노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But it’s sad and it’s sweet 슬프기도 하고 달달하기도 한 그런 것
And I knew it complete 옛날에는 끝까지 알고 있었는데
When I wore a younger man’s clothes 내가 젊었을 때는 말이지
La la la di da da
La la di da da da dum
Sing us a song 노래를 불러줘요
You’re the piano man 당신은 피아노 맨이잖아요
Sing us a song tonight 오늘 밤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줘
Well,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우리 모두 음악에 취할 준비가 돼 있네
And you’ve got us feeling alright 당신 노래가 우릴 기분 좋게 해
?Now John at the bar is a friend of mine 지금 바에 있는 존은 내 친구야
He gets me my drinks for free 그는 내게 공짜로 술을 주지
And he’s quick with a joke or to light up your smoke 그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담배에 불을 붙여주기도 해
But there’s some place that he’d rather be 하지만 그가 머물고 싶은 곳은 따로 있어
He says, 그가 이렇게 말하지
Bill, I believe this is killing me 빌, 여기 있는 게 나를 좀 먹고 있어
As the smile ran away from his face 그의 얼굴에선 웃음기가 사라졌지
Well I’m sure that I could be a movie star 난 분명 인기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If I could get out of this place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벗어난다면 말이야
Oh, la la la di da da
La la di da da da dum
?Now Paul is a real estate novelist 폴은 부동산 중개업자이면서 소설가야
Who never had time for a wife 바빠서 결혼도 못 했대
And he’s talking with Davey 그는 데이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Who’s still in the navy 해군에서 근무하고
And probably will be for life 아마도 평생 해군에 있을 것 같은 데이비와
?And the waitress is practicing politics 웨이트리스는 손님을 맞이하고 있어
As the businessmen slowly get stoned 손님들이 점점 술에 취해가는 동안
Yes, they’re sharing a drink 그래, 그들은 술을 나눠 마시지
They call loneliness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술을
But it’s better than drinking alone 그래도 혼자 마시는 것보다는 낫잖아
Sing us a song 노래를 불러줘요
You’re the piano man 당신은 피아노 맨이잖아요
Sing us a song tonight 오늘 밤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줘
Well,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우리 모두 음악에 취할 준비가 돼 있네
And you’ve got us feeling alright 당신 노래가 우릴 기분 좋게 해
It’s pretty good crowd for a Saturday 토요일이라도 사람들이 꽤 많네
And the manager gives me a smile 매니저가 웃음짓고 있어
Cause he knows that it’s me they’ve been coming to see 손님들이 나를 보러 오고 있다는 걸 그는 알거든
To forget about life for a while 잠깐이라도 일상을 잊어보려고
And the piano, it sounds like a carnival 그리고 피아노는 마치 축제처럼 울려
And the microphone smells like a beer 마이크는 술꾼들의 맥주 냄새로 진동하지
And they sit at the bar and put bread in my jar 그들은 바에 앉아 내 돈 통에 팁을 넣어줘
And say, 그리고 이렇게 말하지
Man, what are you doing here? 저기요, 당신은 여기서 무얼 하고 있나요?
Oh, la la la di da da
La la di da da da dum
?
Sing us a song 노래를 불러줘요
You’re the piano man 당신은 피아노 맨이잖아요
Sing us a song tonight 오늘 밤 우리에게 노래를 불러줘
Well, we’re all in the mood for a melody 우리 모두 음악에 취할 준비가 돼 있네
And you’ve got us feeling alright 당신 노래가 우릴 기분 좋게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