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밸류체인 구축 협력, 80년대생 오너 경영자 김동관·정기선·구동휘·이규호 미래 사업 나서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쓰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려고 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수소 산업은 기후 변화 대응 뿐만 아니라 한국의 새로운 산업이 돼 미래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기여,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경제 기여도 가능합니다.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SK그룹도 중추적인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최태원 SK그룹 회장)

8일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의 공식 출범은 한국 재계사(史)에서 유의미한 족적으로 기록될 전망입니다.

경쟁 관계일수도 있는 대한민국의 15개 주요 민간 그룹·기업들이 '수소 경제'라는 테마 아래 서로 뜻을 모아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협력키로 한 뜻깊은 빅이벤트여서입니다.

더욱이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 우려가 높은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들 간의 발전적 협업은 고무적이라는 평가입니다.

H2 비즈니스 서밋 로고
H2 비즈니스 서밋 로고

사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뚝심 투자'로 2013년 세계 최초 수소전기차 양산이 이뤄질 때까지만 해도 '생산-저장-운송-공급(충전)-활용' 수소생태계 밸류체인 중 활용 분야, 즉 수소전기차만 독보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활용 이전까지의 생태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였습니다.

하지만 정의선 회장까지 대를 이은 '수소 비전'으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탄생시키며 타 에너지 대기업들과도 한국 수소생태계 조성의 필요성을 공유하고 나섰습니다. 문재인 정부도 수소경제 활성화를 미래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재계 맏형'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에너지 분야의 강점을 살려 국내 대기업 최대 규모인 18조5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수소 생산·유통·공급을 통합 운영하는 국내 유일 사업자, 글로벌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두 기업과 포스코가 공동의장사를 맡으면서 협의체 기업들은 수소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금융사들이 자금을 제공해 해외사업 및 수소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수소사업 육성에 나서겠다는 구상입니다. 펀드 조성도 건의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신동빈 회장), 한화그룹(김동관 대표이사 사장), GS그룹(허세홍 사장), 현대중공업그룹(정기선 대표이사), 두산그룹(박정원 회장), 효성그룹(조현상 부회장), 코오롱그룹(이규호 부사장), 이수그룹(김상범 회장), 일진(허정석 부회장) 등 주요 관련 대·중견기업 그룹 오너 경영자들이 대부분 참여했습니다. '수소 드림팀', '수소 어벤저스'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그룹이 아닌 단일기업으로는 LS그룹 계열의 E1(구동휘 대표이사), 영풍그룹 계열 고려아연(최윤범 부회장), 삼성그룹 계열 삼성물산이 참여했습니다.

과거 재계 창업주나 2세 총수들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나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의 경제단체 위주로 회동을 가져왔지만, 21세기 젊은 총수들은 '수소'라는 첨단 과학 기술을 테마로 해 머리를 맞대는 모습이 달라진 점입니다.

특히 그룹 미래를 이끌어나갈 80년대생 젊은 총수들이 전면에 등장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김동관 사장, 정기선 대표이사, 구동휘 대표, 이규호 부사장 등이 80년대생 3~4세 오너 경영자들입니다. 대부분 에너지·화학 위주 기업들로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춰 친환경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습니다.

코오롱그룹이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그룹 수소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
코오롱그룹이 '수소모빌리티+쇼'에서 그룹 수소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코오롱 제공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코오롱가 4세 이규호 부사장(37)의 경우 현재 공식적으로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부사장을 맡고 있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그룹 전반적으로 수소 사업을 키우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어 미래 사업을 총괄하는 모습입니다.

세계 1위의 수분제어장치, 스택(전기발생장치) 핵심소재 PEM, MEA 사업체계 갖춘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비롯해 코오롱글로벌·코오롱글로텍·코오롱플라스틱 등 그룹 내 4개 계열사가 수소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 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 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유일의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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