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간호인력기준 상향,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촉구’ 동시다발 기자회견

간호계가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으로 규정하는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추진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이하 의료연대본부)는 국회의원 및 대선 후보자들을 찾아가 간호인력인권법안을 설명하고 제정 촉구를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의료연대본부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간호인력기준 상향,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촉구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제화하고 간호사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는 것이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에 필요한 일임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언에 나선 서울대병원 장하니 간호사는 “간호사는 매일매일 그렇게 무너진다.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나쁜 간호사다 된다”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장하니 간호사는 “간호한 환자를 떠나보내는 일은 큰 상처지만 애도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며 “시간에 맞춰 정신없이 환자를 돌보다보면 정서적 지지는 너무나 사치스러운 일이 된다. 몸이 열 개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도 없이 바라게 된다”고 내뱉었다.

그는 “의사의 처방은 시시각각 바뀐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환자에게 응급시술, 응급수술, 응급검사가 추가된다”며 “간호사들은 다른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없어지고, 환자들은 방치된다고 느끼게 된다. 여기서 발생한 화는 간호사에게로 향한다. 물건을 던지고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른다. 간호사를 그렇게 무너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숙련된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현실도 낱낱이 밝혀졌다. 숙련된 간호사들은 감염병동, 중환자실로 차출되고 신입간호사들은 ‘대체인력’이라는 이름으로 병동에 투입된다고 한다. 그러나 응급상황 발생 시마다 어려움을 해결해주던 선배 간호사들의 빈자리가 신규 간호사들로 채워질리 없다고 장하니 간호사는 말했다.

그는 “어느새 환자 안전은 뒷전이 됐다. 제한된 인력, 숙련도가 떨어지는 인력으로 어떻게든 병동을 굴려야 하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출근하는 간호사들은 피로와 스트레스의 누적으로 병원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게 또 숙련된 인력이 병원을 떠나고, 그 자리는 신규 간호사들이 채우는 상황이 반복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사안이다. 지금 이대로라면 위험하기에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으로 못 박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료연대본부 '간호인력기준 상향,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촉구 동시다발 기자회견'. 사진=김동길 기자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의료연대본부 '간호인력기준 상향, 간호인력인권법 제정 촉구 동시다발 기자회견'. 사진=김동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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