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애플리케이션 리뷰. 심은아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 리뷰. 심은아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샐래드를 먹는 도중 ‘맛있게 드셨다면 리뷰를 남겨주세요’라는 알림이 떴다. 소스 뚜껑 하나가 열려 쏟아진 것을 언급하며 포장 시 주의해야겠다는 가벼운 리뷰를 남겼다.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알림이 다시 울렸다. 사장의 구구절절한 답변이었다. 너무도 죄송하다며 다음에 다시 주문하면 서비스를 꼭 챙겨 주겠다고 했다.

업주의 개인적인 책임감에서 비롯된 행동일 수 있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리뷰 갑질’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업주가 리뷰 하나하나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사용자 후기가 영업의 중요한 홍보 수단이 됐다. 대부분의 음식점, 특히 신규 업장들은 리뷰를 통한 이벤트를 다양하게 진행한다. 서비스를 내주고라도 별점 5점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를 악용해 과한 요구를 하고 불만족 시 악성 후기를 남기는 블랙컨슈머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아이랑 먹을거니까 안 매운 마라탕 주세요’ ‘계란말이 주시면 별점 5점 드릴게요’ 등 황당한 요구사항들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서울·경기·인천 지역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배달앱 이용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이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 피해를 경험해 봤으며, 10명 중 7명이 이 같은 피해가 매출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매출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요구사항도 쉽게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최근 동작구 김밥가게에서 배달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새우튀김 중 하나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매장으로 4차례 항의 전화를 했다.

이후 악평이 담긴 리뷰와 함께 별점 1점을 남겼다. 주인은 고객과 배달 플랫폼 업체의 전화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쓰러져 결국 사망했다.

별 하나가 무기로 둔갑했다. 사람을 해할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최근 배달 플랫폼들은 리뷰 정책 보완을 위해 나선다고 밝혔다. 점주 보호 대응책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피해가 더욱 커지기 전에 기업이 나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소비자들도 자신들의 가벼운 언행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함께 노력해야, 그래야 변화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