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수에도 흥행 성공
한국영화 시장에 용기와 희망 전파 기대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모가디슈' 포스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시대를 관통하는 짙은, 그러나 보편적인 정서를 담은 ‘모가디슈’가 국내 관객뿐 아니라 세계인의 마음에도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영화 ‘모가디슈’가 전 세계 75개국으로 판매되는 성과를 이뤘다.

2일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모가디슈’는 지난달 50개국 판매 이후 25개국이 추가되면서 총 75개국으로 확대 판매됐다.

앞서 개봉한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이날부터 싱가포르에서도 상영을 시작했다. 16일에는 홍콩과 마카오, 24일에는 대만에서 현지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어 호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스위스, 독일, 벨기에, 일본, 태국,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유럽은 물론 중동, 북아프리카, 아시아 국가에서 순차 개봉을 앞두고 있다.

‘모가디슈’를 향한 해외 극장가의 뜨거운 관심은 최근 국제 사회에 불거진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맞물려있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1991년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탈출을 그린다.

'모가디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가디슈'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공교롭게도 현재 아프간이 겪고 있는 비극과 겹친다.

아프간 사태가 한 나라의 상황이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로 부상한 만큼 ‘모가디슈’에도 덩달아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할리우드 영화계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은 “‘모가디슈’ 이야기는 알려질 가치가 있는 사건을 다룬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혼란한 시기에 영화를 공개한 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독일 출신 마크 포스터 감독 역시 “‘모가디슈’는 평범한 행동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감명 깊은 작품이 우리에게 더 밝은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영감을 준다”라고 평가했다.

미국 대표 영화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 따르면 ‘모가디슈’는 평론가 점수 100%, 관객 점수 96%를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모가디슈’가 이룬 쾌거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멈추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모가디슈’는 올해 첫 300만 관객 돌파라는 기염을 토했다.

마케팅 비용 등 포함 총제작비 255억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인 ‘모가디슈’는 류승완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2017년 ‘군함도’ 이후 새 작품으로 돌아온 류 감독은 당초 지난해 영화 개봉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 등 변수로 개봉시기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

앞서 코로나19 탓에 극장 상영을 포기하고 넷플릭스 등 OTT 개봉을 선택한 영화들이 다수 있었음에도 류승완 감독은 극장 개봉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관객들이 ‘모가디슈’의 현장감을 오롯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굳건한 류 감독의 선택을 지지하듯 ‘모가디슈’는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봉 36일 차인 이날 오후 4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 수는 총 312만명이다.

오랜만에 빛난 한국 영화의 성과에 국내 영화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진행하는 ‘포스트 코로나 영화정책추진단’에서 활동 중인 조성진 CJ CGV 전략 지원 담당은 “‘모가디슈’의 극적인 300만 돌파는 코로나 4단계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눈부시다”라고 감격했다.

조 담당은 “반면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적어도 4단계 상황만 아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라며 “한국영화 흥행 속도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좀 더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한국영화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또 다른 영화들에도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모가디슈’는 7월 28일 개봉해 현재 상영 중이다. 배우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구교환, 김소진, 정만식, 김재화, 박경혜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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