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양궁 안산 선수에 쏟아지는 숏컷 페미, 그리고 불나방들

조현지 기자 승인 2021.07.29 11:18 의견 0
구혜선 인스타그램

"숏컷을 하면 페미다."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말이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양궁 2관왕의 영광을 누린 안산 선수는 여자가 숏컷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후 "숏컷이 편해서 했다"라는 안산 선수의 피드백과 관련없이 일부 짖굳은 네티즌들은 안산 선수의 과거를 캐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안산 선수가 마마무 팬에다가 여대고, 과거 페미니스트 사이트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안산 선수는 페미니스트가 확실하다고 단정지었다.

당시 안산 선수가 사용한 특정 사이트 용어로는 '웅앵앵', '오조오억' 등의 말들이 있다. 이같은 말들은 실생활에서 많이 쓰여 좋지 않은 말로 인식하지 못할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용어를 사용했다=페미'로 공식화 해버린 것이다.

실제 '오조오억'이라는 말은 유명한 참치 브랜드인 동원에서 제품을 판매 당시 사용했던 말이다. 광고를 맡은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과 배우 조정석이 '오조오억'이라는 말을 사용하며 참치의 장점을 극대화 했다. '오조오억'이 대중적인 광고에도 나올 만큼 흔한 말인 셈이다.

안산 선수의 페미 논쟁에 일부 공인들은 '숏컷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자신의 숏컷 사진을 올리면서 "여성 정치인의 복장이나 헤어스타일이 문제가 될 때가 많다. 예전엔 숏컷을 좋아했는데 이젠 기르고 있다. 그러고 싶어서다"라고 언급했다.

배우 구혜선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숏컷은 자유"라는 말과 함께 숏컷 당시 자신의 사진을 첨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궁협회는 뿔이 났다. 시합이 얼마 남지 않은 안산 선수를 향해 세간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궁협회는 "안산 선수에게 근거 없는 비난은 자제해 달라. 강력한 대응과 선수보호를 요청한다. 안산선수에게 사과를 강요하지말아라. 잘못한 것이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저 공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개인이나 단체의 부도덕한 손놀림을 받아야 한다면 그것 만큼 극한 직업도 없을 것이다. 잘못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그에 대한 꾸지람을 듣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공인은 조금만 잘못해도 큰 잘못을 저지른 것 처럼 침소봉대하는 사람들이 있어 문제다. 특히 안산선수는 조금의 잘못도 없는데 큰 잘못을 한 것 처럼 왜곡돼 비난이 떠돈다.

올림픽 2관왕으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어야 할 선수가 근거없는 비난에 화살을 맞고 있다.

공인과 일부 네티즌들 사이엔 아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 그 일로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다. 지탄은 받는 사람 입장에서도 내뱉는 사람 입장에서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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