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마사회 상벌위원회 차별 징계를 내린 이유

박규리 기자 승인 2021.07.13 10:32 | 최종 수정 2021.07.13 10:41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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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마사회 홍보영상 중 일부

뉴스클레임은 12일자 보도를 통해 한국마사회 상벌위원회의 징계재량권 남용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해당 보도 이후 추가 제보가 이어졌다.

13일 마사회 내부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사회 상벌 위원회가 도박판을 벌인 기수들에게 법원 선고와 달리 차별을 두고 징계를 내린 이유는 다름 아닌 민주노총과 연관이 돼 있었다. 도박판을 벌인 기수 중 O씨가 마사회 내부 일을 들춰내서 민주노총과 함께 마사회 내 마방비리를 드러나게 했다는 것이다. 마사회 상벌위원회는 지난 2일 도박을 해 면허정지 1년으로 무마된 K씨와 달리 기수 L씨, O씨에 대해선 면허취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국마사회 내에는 공정처라는 일종의 경찰 정보과 같은 곳이 있다. 공정처가 하는 일은 돈이 걸려 있는 경마의 특성상 담합이나 기수의 정보가 빠져나가는 일을 있을 수 있어 이런 부정행위를 막는 일을 한다. 그 중에 당연히 기수에 대한 정보 파악도 자주 한다.

고 (故)문중헌 기수는 조교사 면허를 딴 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조교사 개업을 할 수 없었다. 마사회에서 마방대부 계약을 해야 하는데, 이게 불공정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마방대부가 순서대로 공정하게 이뤄졌더라면 문중헌 기수의 극단적 선택도 없었을 것이다.

늦게 면허를 취득한 기수가 마방대부 계약을 먼저 맺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문중헌 기수는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문중헌 기수는 불합리한 마방대부 계약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의 유서가 세상에 알려지고, 언론은 마사회 마방대부 비위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경마산업상 도박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에 마사회 내부만큼은 늘 도덕적으로 깨끗해야 하는 윤리가 있다. 그런데 마방대부 비위가 세상에 알려지자, 마사회는 제도 개선을 약속하기 보다는 이를 덮기에 급급하다.

그 카드로 극단적 선택을 한 문중헌 기수를 이용한다. 앞서 언급한 공정처에서 문중헌 기수가 카드를 한 정황이 있다는 단서를 확보해 물 타기에 들어간다.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장수목장에 조련사 G모씨라는 친구와 같이 카드를 했다는 정보를 입수, 마사회측은 G씨를 만나서 실토를 하면 정상참작해주겠다고 달랜다. 이후 마사회는 문중헌 기수를 앞서 도박판을 벌인 기수 K씨와 L씨, O씨 등과 함께 도박으로 엮는다. 문중헌 기수가 도박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중헌 기수의 극단적 선택과는 거리가 먼 사안이다. 마사회 입장에서는 도박판을 벌인 기수들의 이슈로 마방대부 계약 비위를 덮을 계획이었다. 기수들의 도박사실을 토대로 마사회 공정처는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했고, 결과적으로 도박사건이 성립돼서 검찰기소가 돼서 최종 법원의 판결도 나온 것이다.

하지만 마사회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다.

자식의 극단적 선택에 억울함을 호소하던 문중헌 기수의 부모가 민주노총을 찾아갔고, 사건은 다시 뒤집힌다. 사연을 들은 민주노총이 문중헌 기수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실태를 재 파악해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마방대부의 비리가 있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현재 전 부산 경마처장 K씨외 1명이 마방대부 뇌물수수 혐의로 현재 재판 계류 중이다.

그 와중에 도박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300만원을 선고 받은 부산기수협회장 O씨가 문중헌 사건으로 민주노총 부산경남경마지부장을 겸임하게 된다.

마사회 내부에서는 문중헌의 극단적 선택을 도박혐의로 자연스럽게 덮을 수 있었지만, 되레 민주노총과 함께 마방대부 비리를 더 자세히 알리게 한 O씨가 눈엣가시였던 것이다.

법원은 도박혐의로 마사회기수 K씨와 L씨에 대해선 벌금 1000만원을, O씨에겐 단순도박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마사회 상벌위원회는 이 같은 법원의 선고를 뒤집고 K씨만 면허정치 1년으로 구제를 했고, 나머지 L씨와 O씨는 면허취소의 징계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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