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매너는 ‘김태진’이 저질렀는데, 비난 화살은 ‘재재’가 맞고 있다. 한 남자의 수준 낮은 발언과 저격, 그리고 반쪽 사과를 받은 것도 억울한데 공중파 출연을 금지시켜달라는 요구까지 쏟아지고 있다.

방송인 김태진은 지난 18일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재재와 KBS ‘연예가중계’ 제작진을 겨냥한 발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당시 김태진은 “‘재재만큼만 인터뷰해라’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인터뷰를 준비할 때 관련된 자료 열 페이지를 다 보고 외워 가는 사람이다”라며 “방송에서 이상한 것만 편집돼 나가니까 내가 이상해 보이는 거다”라고 격분했다.

또 자신이 수년간 맡아온 송중기 팬미팅 MC 자리를 재재가 차지한 것은 물론, ‘뇌피셜’로 제기된 억울한 손가락 포즈 논란을 언급하며 비아냥거림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김태진은 대중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가 저격한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하차 요구 글이 쏟아졌고, 시청자권익센터 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청원이 줄지어 올라왔다.

결국 김태진은 고개를 숙이며 “재재에게 연락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김태진의 사과로 이번 논란이 일단락되는 줄 알았지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일부 누리꾼들이 ‘젠더 갈등’을 언급하며 김태진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실제 KBS 청원 게시판엔 ‘여성들의 단체행동으로부터 KBS는 김태진 리포터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청원글을 올린 누리꾼은 “툭하면 젠더갈등으로 이슈화해서 사이버폭력을 일삼는 여성들의 요구를 들어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태진을 옹호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이어졌다.

한 청원인은 지난 20일 ‘방송인 **의 공중파 출연을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글은 4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청원인은 재재를 ‘남성혐오주의자’라고 주장하며 “그가 공중파에 버젓이 출연하며, 심지어는 광고모델로까지 선정돼 승승장구하는 현 대한민국의 심정이 참담할 뿐이다. 재재의 방송출연을 금지해줄 것을 청원한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김태진이 재재를 저격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논란은 발생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잘못의 방향을 논하기보다 ‘남성’과 ‘여성’, 즉 성별을 따지며 피해자에게 하차를 요구하는 현 사태가 안타깝기만 하다.

굳이 재재와 여성들에 맞서 김태진을 응원하고 싶다면 똑같이 한순간에 솟아오른 ‘욱함’으로 판단력 흐려진 태도를 보여줄게 아니라, 그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챙겨 보며 시청률을 올려주는 게 더 낫다. 누구나 놀릴 수 있는 방구석 손가락이 아닌 직접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지지와 응원으로 말이다.

사진=잼라이브 영상 캡처
사진=잼라이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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