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엄마들, ‘아동학대특별법 5월 제정 촉구’ 기자회견

세차게 내린 비도 이들의 목소리를 막지 못했다. 국회 앞에서 울려 퍼진 아동학대 피해아동들을 위한 편지는 빗줄기를 뚫고 하늘로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양천아동학대사망사건 등 진상조사 및 아동학대 근절대책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안(이하 아동학대특별법)이 안건번호 71번으로 상정됐다. 그러나 심사되지 않은 채 다음 회기로 넘어가게 됐다.

또 다시 아동이 사회로부터 방치돼 생명을 잃는 위기에 놓이게 되자,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은 국회를 규탄하며 ‘아동학대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4일 오전 국회 앞에 모인 ‘정치하는 어마들’과 김정덕 활동가, 이소현 활동가, 박민아 활동가 등은 “부끄러운 어린이날을 맞아 지키지 못한 아동들에게 보내지 못한 편지를 쓴다. 우리는 그 누구도 잊히지 않길 바란다. 잊지 않겠다고 약속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회의원 139명이 공동발의한 아동학대특별법이 잠자는 동안, 아동학대 사망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의 나태와 안일함이 만든 죽음의 행렬이다”라며 “언제까지 아동들이 죽음으로써 정치권의 망각을 일깨워야 하는가. 아동학대진상조사특별법을 당장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 발언에 나선 김정덕 활동가는 “국회는 언제까지 고통스럽게 생명을 잃는 아동들을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인가”라며 “아동들이 왜 죽었는지, 죽음의 실체를 밝히는 게 국회의원과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김정덕 활동가는 “이 순간에도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미안하다’ 해시태그를 단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돌봄, 교육, 복지 관련 구조와 예산, 아동을 객체화하는 정부와 민간사업의 고리, 유착관계를 밝혀야 한다. 아동이 처한 대한민국의 빛과 그늘을 되짚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4일 오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특별법 5월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정치하는 엄마들’ 현장 모습. 사진=김동길 기자
4일 오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아동학대특별법 5월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한 ‘정치하는 엄마들’ 현장 모습. 사진=김동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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