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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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기업들마다 'ESG'(환경보호·사회공헌·윤리경영) 알리기 열풍이다. ESG라는 시대정신 없이 '장사'를 했다간, 고객들에게 외면받고 도태될 수 있다는 절박함도 깔려있다.

그런데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대표되는 명품 브랜드 한국법인들은 EGS 무풍지대로 보인다. 별다른 ESG 활동 없이도 활황이라는 배짱이다.

코로나19 시대에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마음껏 올려도 고객들이 몇시간씩 줄을 지어 대기한다. '보복 소비'라는 미명하에서다.

요즘 한국의 백화점을 보면 마치 '베블런 효과'(소비재 가격이 뛰는데도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를 입증하는 실험의 장인듯 하다.

가격을 올려도 고객이 알아서 찾아온다는 데 명품을 지탄할 순 없다. 실제 요즘 2020년 실적 성적표가 나오면서 호황을 입증하고 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33.4% 뛰며 1조원을 훌쩍 돌파했다. 에르메스코리아의 영업이익은 전년에 견줘 15.9% 늘어난 1334억원을 기록했다.

유한회사로 등록했다는 이유로 베일에 싸여있던 이들 럭셔리 브랜드 국내 법인들은 잇단 비판을 받아오다 결국 법 개정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하게 됐다.

그런데 국내 시장에서 연 매출 1억을 돌파한 루이비통은 기부금이 제로(0)였고, 버킨백 등 핸드백 하나에 1000만원이 훌쩍 넘는 에르메스는 약 3억원을 기부금으로 썼다. 이들 브랜드는 새해 벽두부터 잇단 가격 인상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크리스챤디올 꾸뛰르 코리아는 1080만원, 버버리코리아(3월 결산법인)는 491만원, 펜디코리아는 119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프라다코리아와 보테가베네타코리아는 지난해 각각 2714억원, 1581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기부금은 전무하다.

명품다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결국 진정한 명품의 가치와 기준은 그 시민 사회 구성원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가치있는 소비를 하는 현명한 자가 더 럭셔리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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