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당초 목표(2000억) 절반 아래 926억...오너 리스크 딛고 19년 흑자전환 후 성장세 유지

이주연 피죤 대표. 피죤 홈페이지
이주연 피죤 대표. 피죤 홈페이지

'이주연號(호)' 피죤이 지난해 당초 목표에 비해 훨씬 낮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바닥을 찍고 코로나 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반등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생활용품기업 피죤은 지난해 매출이 926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같은 기간 두배 가까이(94.9%) 급증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인 위생·청결·환경의 중요성이 보다 어느때보다 더 높아지면서 피죤 제품군은 활황이었다.

피죤은 섬유유연·탈취제 '피죤' 뿐 아니라 액체 세제 '액츠'(Act’z), 세정·살균제 '무균무때' 등을 주력으로 내밀고 있다.

원래 '빨래엔 피죤'이라는 광고가 전 국민적 인지도를 얻을 정도로 2010년 전까지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토종 기업' 피죤의 위상은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초부터 '오너 송사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이주연 대표의 아버지이자 피죤 창업주 이윤재 회장이 2011년 이른바 '피죤 전 사장 청부폭행' 사건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고, 이후 이 회장은 주주 자격으로 나선 아들과 손해배상 소송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죤 사세와 기업 이미지가 추락했고 LG생활건강과 외국계 P&G 등이 치고 올라왔다.

2009년 1655억원에 달했던 피죤 매출액은 2014년 700억원대로 떨어졌다. 급기야 이주연 대표는 2015년 '2020 비전 선포식'을 열고 2020년까지 매년 20%씩 매출 성장을 통해 2000억원대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2015년부터 설상가상으로 이 대표와 남동생간 '남매 소송전'까지 벌어지며 대외 이미지에 악재로 작용했다.

2015년 769억원이었던 피죤 매출은 2016년 768억원, 2017년 741억원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2018년엔 25억원의 영업손실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이 대표의 제품군 확대 노력과 품질 경영으로 2019년부터 영업 흑자로 전환하는 등 다시 재기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업종 특성상 코로나19 사태로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올해 어떻게 사업을 운용할지가 포스트 코로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1978년 설립돼 올해 창립 43주년을 맞는 피죤은 이주연 대표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다. 피죤 주주에 대한 총 배당금은 2019년 기준 약 20억원(배당성향 11.19%)에서 지난해 32억원(40.54%)으로 늘었다.

고농축 피죤. 피죤 홈페이지
고농축 피죤. 피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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