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허버허버’ 쓰기만 하면 사과문, 男 왜 분노하나

'허버허버' 자막 쓴 서울대공원 “불편함 드려 죄송”

박명규 기자 승인 2021.04.07 14:32 의견 0

허겁지겁 음식을 먹는 모습을 표현한 단어 ‘허버허버’. 이 단어만 썼다하면 하나같이 영상을 수정·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며 고개를 숙인다.

유튜브 채널 ‘서울대공원TV’도 ‘허버허버’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사과를 전했다.

‘서울대공원TV’ 측은 지난 6일 ‘동물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전하는 서울대공원이 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최근 게시됐던 영상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자막을 사용해 서울대공원을 아껴주시는 분들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는 글이 담겨 있다.

앞서 ‘서울대공원TV’는 이달의 동물로 선정된 킹카쥬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킹카쥬는 식사를 하고 있었고, 그 모습에 ‘허버허버’라는 자막이 달렸다.

이를 본 일부 누리꾼들은 ‘허버허버’가 남성을 혐오하는 단어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울대공원TV’는 “콘텐츠 제작 시 논란되는 표현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으나 사회적으로 논란 중인 언어임을 반영해 해당 영상은 즉시 삭제했다”면서 “앞으로 콘텐츠 제작 시 영상과 자막 등을 면밀히 확인해 이와 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버허버’는 2018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자친구가 음식을 급하게 먹어 정이 떨어졌다’는 내용의 게시물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허버허버’는 ‘급하게 먹거나 혹은 급한 행위를 하는 것’을 표현하는 데 쓰였다.

하지만 남초 커뮤니티에서 ‘허버허버’가 남성 비하 표현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일부 남성들은 “단어 자체가 여초 커뮤니티에서 유래됐다. 남성을 비하할 때 자주 쓰이기 때문에 남성 혐오 표현이 맞다”고 주장했다.

반면 반대 측은 성별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사용할 수 있는 단어이기에 ‘남성 혐오 단어’라고 일반화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허버허버’라는 단어를 여성들 스스로에게도 자주 쓴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중문화 평론가 겸 작가 위근우는 “‘허버허버’가 정확히 어디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며 “여성 커뮤니티에서 좀 더 많이 활용됐기 때문에 남성 혐오 표현이 맞다는 게 남성들의 주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허버허버’가 정말로 남성을 특정해서 썼다고 해도 이것을 혐오 표현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싫다, 밉다 등 주관적 감정이 아닌 그 대상을 실제로 차별하는 효과를 내는지와 인격권을 훼손하는 지로 봐야 한다”며 ‘허버허버’를 남성혐오 표현으로 단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서울대공원TV'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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