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두 번째 맞이하는 ‘세계 보건의 날’이다. 지난 1년 동안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건의료인들은 헌신과 노력을 쏟아냈고, K-방역 찬사까지 이끌어냈다.

그러나 현장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전국의 수많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희생과 헌신만을 강요하고 있으며, 공고의료 강화와 보건의료인력 확충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보건의 날’을 하루 앞두고 보건의료노조는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더 이상 일회성 땜질처방과 생색내기용 구호성 정책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말이 아닌 행동과 예산으로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간호사를 비롯해 미화노동자, 보건복지 상담노동자, 요양보호사 등 지난 1년간 보건의료 현장에서 분투한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참가해 현장 업무를 증언했다.

서울소재 병원에서 선별진료소 방역업무를 담당했던 미화노동자 박씨는 “선별진료소 방역의 경우 방호복, 고글 장갑은 제공하나 산소통조차 제공되지 않다보니 숨이 턱턱 막힌다. 소독을 하고 나면 체력적, 정신적 소모가 상당하다. 후유증이 3, 4일이 지나도 해소되지 않을 정도다”라고 토로했다.

박씨는 “정부나 언론에선 필수노동자 보호, 지원대책을 쏟아내지만 병원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우리에겐 다른 세상 이야기다”라며 “정부가 마스크를 더 지원한다고 떠들어도 우리에겐 안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도 청결과 방역을 담당하는 당당한 병원 내 구성원”이라면서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코로나19 방역 업무 노동자들에게 안전 지원을 제대로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청소하는 병동에 있는 환자가 의심환자인지, 확진환지인지만 제대로 알려줘도 안심하고 청소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