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려 2회 만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를 다시 보게 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이 등장했다.

이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냉랭하다. 이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구구절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중국에서 방송하면 된다”, “중국어로 쓰지 왜 한국어로 작성했냐”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방송 취소된 드라마 '**구마사'를 볼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등장했다. 제목 일부가 관리자에 의해 수정됐으나 최근 방송 취소를 한 ‘조선구마사’와 관련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청원인은 “‘조선구마사’에 대한 비난은 중국의 신동북공정을 받아들여 역사를 왜곡한다는 데 집중돼 있다. 하지만 이른바 신동북공정이라는 것이 얼마나 실체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선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구마사제의 통역사 마르코는 불손한 태도로 충녕에게 기생집 접대를 요구한다. 중국 접경지역에서 급조된 접대장소가 중국풍 기생집이고, 월병과 피단 등 중국 음식이 나온다”며 문제의 장면을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중국 음식이 나오는 장면은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라면 왕자의 권위는 기꺼이 내려놓을 줄 아는 충녕의 소탈하고 합리주의적인 자세로 읽었다. 이 장면을 두고 역사왜곡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고 비난을 하는 건지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조선족 논란이 일었던 박계옥 작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중국 제작사와 계약을 했고, 전작 드라마에 조선왕조실록을 비하하는 대사가 있으니 중국 자본에 눈이 멀어 나라를 팔아먹는 작가임에 틀림없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며 “제작진은 작가가 조선족이 아니라는 해명을 내놓아야 했다. 이를 말하기까지 작가와 제작진이 받았을 공격은 틀림없는 폭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또는 일본에 대해, 혹은 조선왕조에 대해 사람마다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작품이 마음에 안 든다고 집단적으로 광고주들을 압박해 협찬을 취소하게 만들고, 방송 자체를 폐지하게 만드는 지금의 상황은 이해할 수 없을 뿐더러 공포스럽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창작자와 투자자가 이런 위험이 두려워 안전을 추구하기 시작하면 창의력이 생명인 콘텐츠 산업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우리 정부가 조선구마사 방송취소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요구했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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