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가해자 편에 서겠다” 헛웃음 안기는 어긋난 팬심

박명규 기자 승인 2021.02.20 10:00 의견 0

좋아하는 가수, 배우, 선수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팬이나 마찬가지다. 논란에 휩싸이면 질책을 보내더라도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은 게 팬의 마음이다. 문제는 그 응원이 피해자를 2차 가해를 주는 형태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스타를 향한 일부 극성팬의 몰지각한 사랑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지난해 배우 김선호 공식 팬카페 일부 회원들이 동료 배우들을 비방했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운영진 측은 즉각 사과했지만 훼손된 이미지는 그대로 남아있다.

이와 흡사한 사례는 최근에도 벌어졌다. 과거 학교 폭력 사실이 알려져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하고 소속팀에서 무기한 출장 정지 중인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선수의 일부 팬들이 ‘2차 가해’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실제 온라인상에는 이재영·이다영 선수를 옹호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게시글이 떠돌고 있다.

한 회원은 “내가 쌍둥이 중 한명이었다면 더 악랄했을 것이다. 그 나이 때 그 정도 유혹의 늪은 겸손이라는 단어로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 비웃는 사람들은 학창시절 올바른 삶만 살아온 것인가. 나는 가해자의 편에 서겠다”라며 두 선수를 옹호했다.

이 밖에도 “10년 전만 했더라도 이렇게까지 이슈가 안 됐을 텐데 시기 때문인지 너무 부각되는 것 같다”, “두 선수가 평생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운동하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등 이재영·이다영 선수를 응원하는 글이 많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도넘은 ‘2차 가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팬카페 내에서도 “선수를 향한 마음은 알겠지만 학교 폭력은 나쁜 행동이다”, “잘못이 드러났음에도 선수들을 옹호하는 건 도움되지 않는 태도다”, “가해자를 감싸는 이유는 무엇이냐” 등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한 팬카페 회원은 “두 선수의 행동을 꼬집으며 제대로 된 처벌을 받길 바라는 팬들도 많다. 하지만 일부 팬들로 인해 팬 전체가 비판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고 팬카페를 폐쇄해달라는 청원글까지 등장했다.

작성자는 “A팬카페의 폐쇄를 청원한다”며 “선수를 감싼다는 명분으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용서받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자기합리화만 하면서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김연경 선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늘어놓았을 때 “상관없는 글은 올리지 말라”는 훈수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비뚤어진 애정은 잘못된 행위를 더욱 부추긴다. 오히려 선수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된다”면서 “선수의 팬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학교폭력 피해자 분들에 대한 2차 가해를 일삼는 팬카페에 대한 폐쇄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

사진=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공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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