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 프로배구 한국전력 박철우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박철우는 18일 인스타그램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글이 적힌 사진을 올렸다. 이는 12년 전 박철우를 폭행했던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이 전날 경기 시작 전에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이 감독은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프로배구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의 경기 시작 전 자신의 폭행 과거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요즘 배구계가 뒤숭숭한데 선수들에게 해준 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저는 폭력 경험자이기 때문에. 폭력 가해자가 되면 어떤 형식으로든 분명히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답했다.

이 감독은 2009년 남자배구 대표팀 코치를 맡았을 당시 주축 선수였던 박철우를 구타했다. 그는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2년 만인 2011년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으로 현장에 돌아왔다. 이후 대학 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 등을 거쳐 지난해 KB손해보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에는 남자 배구계 대표 공격수로 많은 공을 세웠던 만큼 재기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시대는 변화했고, 공로와 상관없이 가해자에겐 제대로 된 처벌을 줘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감독은 “지금 당장 누가 나를 욕하지 않더라도 잘못을 사과하고 조심해야 한다”면서 “어떤 일이든 대가가 있다. 금전적이든 명예든 뭔가가 빼앗아가지, 좋게 넘어가지 않는다. 인과응보가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과거 사건에 대해 반성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하지만 피해자인 박철우에겐 다소 황당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도 어이없다는 입장이다. 당시의 아픔이 남아있는 박철우에겐 이번 인터뷰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과 팬들은 박철우의 인스타그램에 “제3자가 봐도 화가 나고 속상하다”, “나조차도 울화가 치민다”, “정말로 제대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할까봐 짜증이 난다. 항상 지지하겠다”라며 응원의 답글을 달았다.

사진=박철우 SNS
사진=박철우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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