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근·심경섭, 학교 폭력 인정

학교 폭력 논란으로 배구계가 어지럽혀졌다. 하루가 멀다 하고 피해자들의 폭로가 쏟아졌고, 지목된 가해자들은 뒤늦은 사과를 건넸다.

배구선수 송명근, 심경섭이 과거 학교 폭력 가해 혐의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했다.

송명근은 지난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것이 맞다. 그 어떤 변명도, 해명도 할 것이 없다”며 자신의 과거 학교폭력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송명근은 “지금이라도 피해자를 직접 만나 뵙고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고 싶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이미 가해진 폭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마음의 깊은 상처가 아무는 것도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의 사과는 아무리 해도 끝이 없기에 다시 한번 연락드려 진심 어린 사죄를 전달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 저와 대화하는 것조차 불편하실 것이라 생각한다. 과거 폭력 가해자를 다시 마주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제가 한 가해 행위와 그로 인한 피해 사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로 인해 피해자는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가겠지만, 저 또한 평생 반성하고 사죄하고 후회하며 살아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용기 내는 피해자들을 보고 나도 용기를 내본다”며 과거 자신이 당했던 학교 폭력 피해에 대해 고백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노래를 부르라는 말을 거절했다가 한 선배의 발차기로 급소를 맞고 고환 봉환수술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작성자는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 못 들었던 나의 기억이 아직도 원통하고 억울한데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글을 쓴다. 배구선수가 되고 싶어 아무런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간 것을 후회한다”며 “부디 그때의 악행을 기억하고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폭로 직후 송명근과 심경섭이 가해자로 지목됐고,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구단 측은 “송명근 선수는 송림고 재학 시절 피해자와 부적절한 충돌이 있었고 당시 이에 대한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피해자와 직접 만나 재차 사과하려고 했으나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아 문자메시지로 사죄의 마음을 전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심경섭에 대해선 “송림중 재학 시절 피해자에게 폭언과 폭행 등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구단 측은 “두 선수 모두 어린 시절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며 “이번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선수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작성자는 구단이 밝힌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술 치료 지원 및 사과가 있었음을 확인했다는 문장은 사실이 될 수 없다”며 “사과는 가해자가 원하는 방식이 아닌 사과를 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막무가내 전화로 끝낼 단순한 사항은 아니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문자로 온 내용에서도 이 글을 내릴 정도의 진심어린 사과는 느낄 수 없었다”며 ”본인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 섞인 사과, 사고에 대한 사과는 있지만 그 후 놀림에 대한 언급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입장문과 사과는 인정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 제대로 된 사과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사진=OK금융그룹 배구단 홈페이지
사진=OK금융그룹 배구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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