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 재산 절반 5조 사회 문제 해결에 기부...재계에도 자발적 나눔 활동 확산 기대

kakao ci. 카카오 제공
kakao ci. 카카오 제공

코로나19로 우울한 잿빛 소식만 가득한 시대, 오랜만에 설 명절을 앞두고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는 훈훈한 뉴스가 들려왔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kakao)의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김범수 의장이 전 재산 약 10조의 5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절반의 재산'은 약 5조원으로 추산되는데 김 의장은 살아가는 동안 지속해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하겠다고 한다.

유년 시절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서 지낼 정도로 고단했던 '흙수저 출신' 김 의장은 IT업계에서 성공 신화를 쓰면서 그동안에도 많은 사회적 활동을 이어온 인사로 알려져있다.

카카오톡 자체도 국민들 대다수가 쓰는 무료 메신저로 상당 부분 공공적 역할을 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손에 꼽히는 거부가 개인 명의로 재산 절반을 사회에 내놓겠다는 것은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흔치 않은 통큰 기부라는 평가다.

국내 재계에서 수조원 단위 개인 재산 기부 약속은 '대한민국 3위 부자' 김 의장이 처음이다.

일각에선 시점상 승계 의혹을 털어내기 위한 발표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지만, 천문학적 기부 규모를 볼 때 그 이상의 큰 뜻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

사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서는 10%를 기부하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워낙 생계가 팍팍해지고 있어서다.

김 의장은 "사회 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을 찾고 지원해 나갈 생각"이라고 공언했다.

자본주의의 고도화에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부의 양극화가 극단으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의장의 결단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줄 수밖에 없다.

요즘 기업들은 유행처럼 너도나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외친다. 기업에 이윤 창출이 우선이지만 이제는 그 이윤을 함께 공동체와 나누는 것도 필수적이라는 게 시대 정신이다.

또 사회 공동체를 외면한 채 이윤 창출에만 몰두하면 고객과 주주들이 먼저 거리를 둘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코로나 시국으로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이 극도의 고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에선 '이익 공유제'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외부에서 이익 공유를 압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자발적인 의지가 우선이다.

기업들이 스스로 고객들로 부터 받은 관심과 사랑을 함께 나누며 선순환 구조를 일구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게 필요하다.

요즘 재계에도 세대 교체가 이뤄지며 젊은 총수, 전문 경영인들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더 젊고 열린 마인드로 외부와 소통하며 함께 더 나은 사회를 일구고자 하는 의지가 확산되길 바라본다.

결국 시민들의 긍정적 정서와 지지가 다시 기업으로 돌아갈 것이다. 김 의장의 이번 기부 발표는 이런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촉발하고 이끌 수 있는 촉매제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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