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협의 중단 한정...자율주행 독자 기술로 가도 E-GMP 전기차 플랫폼 협업 여지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가 8일 애플과의 개발 협의 중단에 대한 공식 발표를 하면서 미묘한 단어 선택으로 궁금증을 낳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날 공시를 통해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올들어 애플카 협업설 호재로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주(株) 주가가 연일 급등했던만큼 이번 발표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그런데 자세히 발표 문구를 들여다보면 '자율주행 전기차'가 아닌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도 애플카에 대해 구체화된 정보가 드러나지 않고 애플도 특유의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는데, 이번 발표를 통해 현대차·기아가 '빠져나갈 구멍'은 마련해 놓은 셈이다.

당초 보도에 대한 해명 사안은 '현대차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현대차),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사업방향'(기아) 건들이었다.

물론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사업은 융복합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기술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히고 설킨 특징이 있다.

그러나 공시 발표에서 한단어 한단어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만큼, 전기차 부분을 제외하고 발표한 건 추후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발표에서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즉 애플이 자율주행과 관련해 자체 또는 타사 프로그램을 탑재할 수 있지만, 전기차 프레임 등 하드웨어적인 면에선 부분적으로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업체에 위탁 협력을 요청 할 수 도있다는 것이다. 아직 완전 협의 종결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이하 WLTP 기준) 주행할 수 있고,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해 세계 최고 수준 신규 플랫폼으로 꼽힌다.

현대차·기아도 최연소 임원인 장웅준 자율주행사업부장(상무) 겸 모셔널 최고전략책임자의 진두 지휘하에 내년 레벨3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지만, 현재로선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과 경쟁 구도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는 앞으로 레벨 4, 레벨5 수준을 달성해 로봇택시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완성차와 IT 업계간의 경계가 무너진 미래차 경쟁과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미국 테슬라가 자율주행 전기차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 몇년뒤의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급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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